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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수 KGAC (정관장 호주대표)

우리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사실은 대단한 사건이자 경사다. 동시에 태어난 그 존재들이 살아 간다는 것은 거룩하면서도 가시밭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 그러면서도 우리 인간은 생존해야 될 권리와 의무도 함께 있다.

이런 우리 인간을 다른 생명체와 비유해 본다면 우리 인간도 이 세상에 태어나려고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고자 발버둥치며 안간힘을 다 하고 있는 것과 같이 물살이 쎈 여울물에서 살아남기 위해 잠시도 쉴 사이 없이 한사코 헤엄치면서 살고 있는 쏘가리들과 똑같이 살기 위헤서 또는 무엇인가의 목적을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 모든 생명체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하나의 생명체에 불과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데는 무엇인가 부끄러움이 있다는 느낌을 가끔 받는다. 경제적 동물이라고 하는 우리 인간은 경쟁과 투쟁을 도구로 하는 허영된 삶을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자책을 가끔 하게 된다.

이런 각박한 현실들을 잠시 내려놓고 진실만이 속삭이는 자연으로 돌아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시간들을 간혹 가져보면서 자신의 참모습을 뒤돌아 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요즈음 이런 시간들을 가져보지 못하다 보니 내 삶이 너무 단조롭고 팍팍한 것 같아 오랫만에 잠시 야외 나들이를 해 보았다. 찾아간 곳은 내가 가끔 자연과 함께 지내고 싶을 때 찾아가던 와이즈맨 페리 근처의 혹스베리 강변의 아주 허름한 작은 움막집이다. 우선 베란다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앞을 바라보니 언제나 변함없이 똑같은 자태로 말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혹스베리 강의 전경들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이윽고 한참만에! 그래, 저 물은 자기를 고집하지 않는다. 둥근 그릇에선 둥글게, 모가 난 곳에선 모가 지게, 많이 모아도 물, 작게 갈라놓아도 물은 물인 것이다. 또한 끓여서 증발하여도 물이요, 얼어서 얼음이 되어도 물이다. 이렇게 물은 자기를 고집하지 않지만 끝내 자기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 물인 것이다. 또한 물은 아래로 아래로 흘러 지금 내 시야에 펼쳐진 강물이 되고 이것이 결국엔 바다가 된다. 한 방울의 물은 아무것도 아니나 바다의 성난 파도는 어떠한 것도 집어 삼킬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가?

즉 가장 유약한 것 같지만 가장 강할 수도 있는 것이 물이다. 이런 물처럼 확신과 겸손이 함께 어우러진 삶을 살고 있는지 나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게 된다.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만사를 다 헤어리고 갈 수는 없겠지만 저 물과 같이 자기가 타고난 성품대로 물가에 핀 꽃이면 물가에 핀 꽃처럼, 돌이 놓여있을 자리면 돌이 놓여있을 만큼의 자리에서 겸손하게 자기 구실을 다하고 가면 그것이 이 세상에 타고난 자기의 몫이거늘 과연 나 자신은 그렇게 살았는지 조용히 반성해 본다. 또한 다른 사람의 몫을 넘보거나 잘못했다고 탓하지는 않았는지?

인간들은 누구나 다 자기몫이 있으니까 그 존재들을 다 함께 인정해야 되고 또 자기 몫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말고 내 스스로가 다 소화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일컬어 동고동락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엔 한국정부에서도 생태학적 개념을 보완한 공생발전이 하나의 화두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것 역시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동고동락 관계의 개념과 유사한 것들이 아닐까? 이것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대기업의 독주로 중소기업과 중산층이 붕괴되면 대기업은 살고 중소기업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공멸하는 것이니 다 함께 살려면 친환경적이면서 윤리 경영을 해야 된다는 것으로 이해되면서 시의적절한 제안이라고 본다.

우주만물의 모든 원리가 이와 똑같으리라고 본다. 그런데 인간은 본능적으로 감각적으로 편하고 즐거운 것만 동락하려고 하며 힘들고 어려운 것은 동고하려고 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동고동락이라는 단어 자체도 동고가 먼저 오듯이 세상만사가 고생끝에 락이 온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인 것이다.

그런데 현사회의 실상은 어떤가? 생명을 억압하고 소외시키며 또 분열시키고 죽이기도 하면서 동고동락하겠다는 말을 쉽게 하니 이만 저만한 이율배반이 아닌 것 같다. 이런 삶의 질서에 종래의 관성의 법칙이 되풀이 되는 그런 것이 아닌 새로운 변화가 와서 인간의 인격과 생명을 존중하고 회복하는 광범위한 운동이 무엇보다 먼저 선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잘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즉, 모든 인간들이 모든 것이 영원한 것으로 알고 자기 혼자만 가지려고 한다는데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세상 모든것은 창조주의 소유이지 우리 인간의 소유물이 아닌 것이다. 최종적으로 자기 소유물을 가지고 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거 잠시 빌려쓰다가 되돌려 주고 가는 것인데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 연민의 정을 느낄 때가 있다. 너무 많이 빌리면 임대료도 많고 관리비가 많아져서 오히려 부담만 커질 터인데!

이런 환경속에 하나님 나라인 절대 세계에서의 포도밭 일꾼들에게 주는 품삯의 계산법이 적용되는 그런 세상이 오면 무거운 짐을 내려 놓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쨋든 모든 사람들이 물의 겸손함과 정체성을 닮는 그런 삶을 살수 있다면 온 세상에 온전한 평화가 찾아올 것 같은 상상을 해보면서-

저작자 표시

재향군인회 호주지회는 호주 한인 이민사와 함께 시드니에서 가장 오래된 단체 중의 하나입니다.

다른 친목단체들과는 달리 재향군인회 회원들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불행한 시기였던 6.25전쟁과 함께 젊은 날 월남전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분들이 이제는 황혼의 노병으로 이 곳에서 마지막 여생을 같이 하고자 만든 단체입니다.

그래서 재향군인회 호주지회의 회원들은 의리와 명예를 목숨보다도 더 소중히 여기는 단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단체가 어느 때부터인가 이전투구 및 비방과 투서가 난무하는 수치스러운 일들을 겪게 되었습니다.

생과 사를 넘나들며 가족보다도 더 소중한 전우애를 나눴던 동료들이기에 더 이상 이런 문제점을 묵과할 수 없어 뜻있는 재향군인회 전우들이 직접 나서서 이번 사건의 의문점 및 해결책을 공개적으로 찾고자 합니다.

1.저희가 아는 재향군인회 호주지회의 원래 명칭은 Korean Veterans Association of Australia였습니다.

2.그런데 들리는 이야기로 이 단체는 해당 정부기관에 정식으로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은 단체라고 들었습니다.

3.그 이유는 재향군인회 호주지회는 한국 재향군인회 본회의 지휘아래 있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 본회의 정관을 따르기 때문에 호주 정부기관에 등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인지요?

4.그 후 갑자기 Australia Division of Korean Veterans Association로 정부기관에 등록을 해서 재향군인회 호주지회의 명칭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맞는지요?

5.단체등록이 필요 없다는 말을 하면서 왜 갑자기 Australia Division of Korean Veterans Association라는 명칭으로 등록을 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6.재향군인회 호주지회를 Korean Veterans Association of Australia으로 사용을 하다 갑자기 Australia Division of Korean Veterans Association로 바꾼 이유는 무엇인지요? 아니면 두 단체는 다른 단체인지요?

7.재향군인회 호주지회의 회장직은 명예직으로 과거 회장단은 모두 2년의 임기를 마친 후 후임 회장단에게 이양을 하였으며 그 누구도 연임을 한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현 회장인 김태홍씨는 반대 여론과 법적 소송에도 불구하고 3회 연임으로 9년의 회장직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싶습니다.

8.저희들이 알기로는 2010년 2월에 있었던 재향군인회 회장 후보에 3명의 후보가 출마를 하였으며 그 당시 선거관리위원회가 3명의 후보에 결격 사유가 없다는 1차 판결을 내려 한국의 재향군인회 본회에 이 후보들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려 달라는 의뢰를 하였으며 한국의 본회는 3명의 후보들이 회장후보 조건에 하자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들었습니다. 맞는지요?

9.그렇게 해서 어렵게 후보로 통과한 3명의 후보들이 김태홍 후보 및 김영신 후보 그리고 이윤화 후보라고 들었습니다. 맞는지요?

10.그 당시 후보 조건으로 과거 병역증명서 및 신원조회 그리고 기타 약 10여가지 이상의 후보 조건이 있었다고 하는데 맞는지요?

11.그 중의 하나가 2010년 2월 11일안 에후보 접수를 해야 하며 선거 공탁금인 호주화 9천불을 은행수표 (Bank Cheque)으로 재향군인회 호주지회 즉 Korean Veterans Association of Australia 앞으로 하여 제출을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고 하는데 맞는지요?

12.회장 후보로 등록을 하면서 지불해야 하는 이 공탁금은 반드시 은행수표로 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문광고로도 알렸다고 하는데 사실인지요?

13.은행수표라는 점을 부각시킨 이유 중의 가장 큰 이유는 개인수표 등으로 지불을 할 경우 부도 및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야기시킬 수 있어 반드시 은행수표로 해야 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는지요?

14.이렇게 모인 공탁금 등은 회장으로 선출된 회장단이 이미 발생한 비용이나 차후에 발생하는 경비 등을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자 하는 제도로 알고 있는데 맞는지요?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당시 회장선거 신문광고비 등이 지불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지요?

15.그 당시 3명의 후보로부터 거둬들인 공탁금이 2만7천불이라고 하는데 맞는지요?

16.이 금액은 모두 은행수표로 “재향군인회 호주지회”의 통장에 입금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맞는지요?

17.들리는 풍문으로 그 당시 은행구좌에 후보 2명분의 공탁금인 1만8천불밖에 입금되어 있지 않다면 그 당시 후보심사를 하였던 분들은 누구였으며 왜 그 당시 이런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았는지요?

18.회장후보의 조건 10여가지 중 단 하나라도 충족을 시키지 못 할 경우 후보 승인을 받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3명의 후보 중 누군가가 공탁금을 내지 않았다면 그 당사자는 원천적으로 후보의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도 무방한지요?

19.만약 결격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 승인을 하였다면 그 당시 심사위원들이 직무유기를 하였다고 생각해도 좋은지요?

20.같은 논리로 한국에서 최종적으로 승인결정을 내렸던 분들도 직무유기를 하였다고 보시는지요?


그 외의 수많은 의혹과 풍문이 있음에도 더 이상 재향군인회의 분열을 묵과할 수 없어 이렇게 저희가 나섰습니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문제의 공탁금 2만7천불이 그 당시 재향군인회 은행구좌로 입금되어 있었다면 김태홍회장은 이 증거를 모든 교민들에게 명명백백 밝히시어 재향군인회 호주지회가 더 이상 감투에 연연하는 이전투구의 장이 아니라는 점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이런 이야기가 사실이 아닐 경우 이윤화 후보는 깨끗한 시인과 함께 현재의 법정 소송을 취하하고 평생을 군인으로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저희 노병들에게 마지막 희망과 화해의 장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리고 위 내용에 대해 자세한 답변 또는 의의가 있으신 분은 강영식 회장 또는 임한영 회장에게 직접 전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1년 4월 15일









재향군인회 호주지회 원로회원 강영식 회장, 임한영 회장

저작자 표시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23일간의 남태평양 호주 여행을 마치고 예정된 날이 다가와 발바닥에 감염 된 푸른 들판과 신비의 바다를 하나가득 추억 주머니 속에 안은채 3월26일 다시 그리운 내조국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인간의 삶은 어차피 기나긴 여정이지만 남태평양의 거대한 섬나라 호주를 세 번 째 방문한 순간 기쁨의 마디는 상상력의 언덕을 헤집고 밝은 빛을 내리며 푸른 들판에 머물렀다.

넓은 대지위에 캥거루가 맘껏 뛰놀고 아직도 여름이 가시지 않은 탓인지 아직도 푸른 초목위엔 소 때들이 방목하고 있는 평화의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으로 살 처분 되고 있는 가축들의 모습이 떠올라 한참동안 아련한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다. 가슴과 머리는 이미 뜨거워질때로 뜨거워져 나도모르는 눈가의 젖은 눈물과 함께 어이없는 억장으로 다가왔다

이번 호주방문은 그곳에서 ‘재호6.25참전유공자회’와 ‘재호베트남참전유공 자전우회’, 그리고 ‘재호해병전우회호주지회’가 공동주최로 안보강연대회를 열기로 계획되어 강사로 초빙되어 다녀오게 되었다.

3월18일(금) 한인회관강당에서 실시된 강연회에는 많은 노병들이 참석해 줘 감사의 마음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마침 3월26일이 천안함폭침 1주기가 되는 날이어서 일주일 당겨 추념행사도 동시에 이루어져 조국을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을위해 조금은 긴 묵념의 시간을 가졌었다.

나는 이번 강연내용으로 현재 당면해 있는 ‘한국의 실상’ ‘천안함폭침’과 ‘연평도포격’ ‘북한만행’’6.25전쟁’과‘호주군참전현황’ ‘북한의 핵.과장거리미사일’ 이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과 북한문제’ ‘한국와 호주수교’ ‘주변국 실상’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등을 순서대로 약 1시간 30분 강연을 했다.

특히 호주는 6.25전쟁 UN참전국 중 미국 다음으로 육. 해. 공군의 많은 병력이 동원되었던 곳이다. 그들은 육군 2개 대대, 해군 항공모함 1척, 구축함 2척, 프리킷드함 1척, 공군 1개 전투기 대대, 1개 수송기편대, 등 총 17,164명이 참전 전사339명, 실종 44명, 부상1,216명, 포로39명(생환) 등으로 전사자 중281명이 현재 부산UN군 묘지에 안장되어있다.

현재 생존자는 80세 이상 고령노병이 약 500여명으로 그중 몇명은 이번 강연에 참석한 자도 있었다. 특히 호주군은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 참전한 국가이며 공군 쎅쎅이라고 알고 있는 소형 전투기는 많은 전공을 세웠으며 영연방 군 27여단의 주축인 호주 군은 가평 전투에서 중공군 수만 명에게 피해를 준 전과 를 올렸던 곳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있다고 생각한다.

호주군 참전 비는 현재 가평군 북면 목동리에 있으며, 가평군에서 1983년 12월27일에 재 건립 되어있다. 이렇게 혈맹의 우방국인 호주를 우리나라가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나 다시 한번 생각해야 봐야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비단 나만이 느끼며 고민하고 있는것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아직도 가평일대에는 6.25전쟁의 호주군의 상흔이 구석구석남아 무명으로 묻혀 있는 한 맺힌 혈맹군의 넋들이 떠돌고 있으며,부산UN군 묘지와 가평일대는 아직도 유족들이 살고있어 눈물 쏟으며 위령을 위로하고 있다고 들었다.

매년 돌아오는 6.25의 그날엔 슬픔으로 남아있는 그날을, 묘비를 보며 물끄러미 쳐다본다. 그리고 발가벗은 알몸으로 가난에 허덕이던 우리들의 울부짖는 애절한 울음 소리 를 듣고, 젊은 자신들의 몸을 던져 혈맹으로 위로가 되고,투혼을 바쳤 던 호주의 젊은이들을 우리들은 결코 잊어서도 안되며 배은망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다시 떠나야 하는데도 문명이 펼쳐 놓은 욕심의 욕망의 삶은 왜 이다지도 비정하기만 한지…….

지금 호주에는 교민들이 약7만 이상이 살고있고 많은 유학생들과 영어 교육을 받기위해 방학과 워킹홀리데이등의 기회를 만들어 그곳을 찾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혈맹의 동맹국에 좀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동안의 은덕을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끝 없이 펼쳐진 푸른 숲과 풀밭에 뛰고 있는 캥거루와 양과 소떼들의 생명이 숨쉬는 원초의 삶에스며있는 푸른 자국들이 가득찬 자연의 반점이 지금 이순간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고있다.

푸르게 녹음 지어 우거진 울창한 거목들과 물결 넘실거리는 신비의 바다…, 대자연의 정경이 푸른 속살 내밀며 부끄러운듯 바라보고있다. 세월 속에 쌓인 비밀이 한겹 한겹 벗겨지면 가슴 휩쓰는 아련함 못 이겨 여운의 침묵을 끄집어 내어 끈끈한 정으로 기대어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질 것 같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간의 깊은 사념에 잠겨 지친 삶속에서 숨쉬고 있는 노병의 숨은삶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여운처럼 남아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오죽하면 다른 시간대에 묻어버리고 싶어질까.

문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6.25전쟁 반세기가 지나가고,이제 남은 폐허 속에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는 개구리가 올챙이시절을 생각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직도 긴 터널을 빠져나온듯 내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는 대양주의 거대한 섬나라가 발가벗은 우리민족상잔의 눈물겹고, 구슬픈 진통으로다가온다. 잠시 머물렀지만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로 너울거리며 떠나온 지금 이 순간에도 푸른 초원 호주는 끊임없이 내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호주방문 시 저를 보살펴 주신 재호6.25참전유공자회 강철수 회장님과 재호 베트남 참전 유공자회, 이중광 회장님,해병전우회 연합회 조성권 회장님, 시드니 한인회 김병일 회장님, 대양주 민주평통 자문회 박영선 회장님,이윤화 회장님, 이종철 회장님,이창우 교우님,호주일보 차인순 편집국장님 등 보살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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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보기 싫은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봐야 할 때 목과 얼굴을 돌려 상대를 외면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런 인간의 생리다. 다시 말해 이것저것 꼴 보기 싫다는 뜻이 내면의 강렬한 의식의 통로를 따라나올 때 그런 생각은 몸 밖의 신체상황과는 달리 역행을 하는 것이고 그것이 오래되다 보니 사람의 생각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한 생명활동의 정보체계에 혼란이 일어나고 그만 환자의 자율신경 조절기능에 이상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긴 시간 몸 따로, 마음 따로인 억지 상태가 오래다 보니 그리된 것이다.

보호자의 협조를 약속받은 뒤 약물복용 일주일 후부터 목의 통증이 서서히 가시기 시작했고 장기간 복용한 수면제를 반 이상 줄이고도 잠을 편히 잘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런 뒤 환자로부터 몇 년 만에 처음 실컷 소리 내 울어 보았다는 말을 듣고는 그간 그 부인의 가슴에 응어리진 분노가 어땠는지는 가히 짐작할 수가 있다.

그 일이 있은 뒤부터 목이 돌아가는 횟수가 현저히 줄고 보톡스를 주사하지 않고도 견딜 만 해졌다. 그리고 1주일에 한 번씩 가진 상담을 통해 부인의 생각도 처음엔 “정말이지 도저히 남편을 용서할 수 없다”던 생각이 어느새 “정말 용서하기가 쉽진 않네요!”로 부인의 생각 또한 조금씩 바뀌어갔고 시모가 잘 해주는 것이 머리로 생각하면 참 고마운 일이고 좋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은 왠지 답답하고 벗어나고 싶어지더라는 것과 손아래 시누와의 이런저런 갈등을 비롯한 심중의 많은 이야기를 속으로부터 뱉어내기도 하였다.

나를 위한 생각 바꾸기

그 무렵 환자에게 말했다 “실제 병의 원인은 부인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므로 지금 당장 남편이나 시집식구가 잘못했는지 부인이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것은 병이 낫는 길이 아니며, 지금 중요한 것은 환자 본인의 마음이 화평해지는 것뿐이며 그 길은 오로지 부인에게 부인의 아들과 형제, 자매가 소중한 존재인 것과 똑같이 남편에게는 시모와 시누가 소중한 존재이며 이 이치를 벗어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제 말은 부인이 잘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시집식구가 부인의 삶의 일부로써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절실하면 그 생각대로 될 수밖에 없으니 시집식구에게 어떻게 더 잘할까를 생각지 말고 다만 소중하게 여기는 생각이 절실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길만이 부인께서 병이 완전히 낫는 길입니다.

약은 일시적으로 치료할 뿐 약을 먹는다고 부인의 생각과 마음이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자 어떻습니까? 지금부터라도 본인을 위해서라도 시집식구를 소중하게 생각해 보시겠습니까?” “네, 노력하겠습니다”

마침 환자는 당시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새벽기도를 열심히 한다고 하여 “그럼 오늘부터 숙제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제 기도를 하실 때 무조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자꾸 그냥 ‘고맙습니다!’라는 기도를 해 보십시오. 생각하기 따라선 지금 부인이 비록 아프다 하나 팔 하나 발하나 없는 것보다는 감사할 일이며 아무리 속 썩여 미운 남편일지라도 그마저 없는 과부의 삶보다는 감사한 일이 더 많지 않습니까? 어쨌든 너무나 오랫동안 아팠기 때문에 하루속히 나아야 하므로, 새로 약을 드릴 테니 약을 드시는 동안에 감사의 기도를 드려 보시지요.”

그로부터 한 보름이 지나 환자는 아직은 마음속의 감정들을 다 버리진 못했지만, 전보다는 목이 많이 부드러워졌고 이젠 책도 볼 수 있고 조심스럽지만 혼자 운전도 할 수가 있다고 하여 보약을 한재 더 지어 드리고 치료를 마쳤던 것 같다. 치료를 하는 의자의 입장에선 그 상태는 아직 완치라 할 수가 없어 좀 더 치료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돈 안 드는 치료법?

칠정 즉 마음병이나 화병 때 그 원인제공은 분명히 외부로부터 있지만 정작 병으로 고통받는 것은 남이 아닌 나 자신이니 결국 그 고통은 내 것이고 내 것이니 당연히 내가 만든 것이고 종내는 병을 나 스스로 만든 것이 된다. 이상한 말 같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내 생각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고 그것을 안다면 내 몸의 이상을 없애려면 내 생각을 바꾸면 된다는 것도 금방 알 수가 있다.

물론 이 부인의 경우 생각을 바꾸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자 역시 몇 년 전,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시련이라 해도 좋을 만큼 큰 상처와 시련을 겪은 적이 있다. 그때도 원인제공자가 평소 너무나 가까이 믿고 지냈던 주변 사람이었던 탓에 충격이 컸고 그 결과 멀쩡한 앞니 두 개가 흔들거리더니 그만 빠져 버렸다.

양방적인 사고로는 쉬 이해키 어렵지만, 동양 의학적인 사고로는 충분히 있을 수가 있고 심지어는 심장이 멎어 멀쩡한 사람이 그만 딴 세상 사람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목숨이 붙어 있는 육신을 가졌을 때 의학으로 쉬 치료할 수 없는 어려운 병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 병에서 벗어나는 길은 생각을 바꾸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병에 걸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매일매일을 건강하고 상쾌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가기를 참으로 원한다면 생각을 바꾸는 길이 유일한 길이라 하겠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화평한 마음이 얼마나 좋은지를 안다면 바꾸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생각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릴 것도 돈이 들 것도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그 존재 자체가 참 외로운 면이 있다. 그래서 더불어 살길 원하고 바로 곁의 사람에게 끊임없이 인정받고 관심 받고 싶은지도 모른다. 주고, 받는다는 것은 물질계의 존재법칙이다. 받아야 주고 줘야 또 받지 않던가? 그러나 그것은 형체가 있는 물질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만 보이는 것 그것은 사랑이며, 사람은 그것으로 가득 차 있을 때, 가장 건강하고 행복해지더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요, 임상이다.

글을 읽는 지금 우리 자신을 한번 뒤돌아보고 서로 마음속 부채를 정리해서 오랜 빚쟁이 신세도 면하고 내 마음의 화평을 찾아 스스로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빚이 많으면 그게 뭐 별건가? 높은 이자까지 함께 덤으로 듬뿍 주면 되는 것을! 용서와 사랑이란 한마음 내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자존심 한번 먼저 버리면 되는데!

지금도 가끔씩 그 부인을 떠올릴 때면 속으로 삭이던 감정을 어쩌지 못하며 푸념 삼아 내게 하던 말이 잊히질 않는다. “나한테 전화할 때 길어야 1분 단 한 번도 5분 이상을 넘기지 못하더니 자기 식구들 특히, 시누와 통화 땐 한, 두 시간이 예사라며 어찌 내겐 그럴 수가 있냐?”며 반문하던 말이…….

<후 한의원 ☎ 9746-1475 스트라스필드 플라자 5층 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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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해 전의 일이다. 한 중년 남성분으로부터 문의 전화가 왔다. 진단을 받고 싶은데 특별히 다른 환자가 없는 시간에 예약을 잡아 줄 수 없겠느냐고 한다. 무슨 일로 그러시냐고 묻자, 일 년 전부터 부인이 아픈데 왜 그런지를 알 수가 없다며 뚜렷한 이유 없이 목이 자꾸만 한쪽으로 돌아가는 것이 꼭 중풍 든 사람 마냥 오랜 지라 환자 스스로 남 보기 민망해 심히 힘들어하니 좀 고쳐 줄 수 없겠냐는 것이다.

필자라고 뭐 특별히 용빼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말만 듣곤 도시 알 수가 없어 일단 직접 한번 보고 진단을 해보기로 하고 약속 날이 되어 환자가 왔는데 보니 이건 참 더더욱 오리무중이다.

진료 중에도 환자는 연방 고개를 돌리며 진찰에 방해될까 더 이상 고개가 못 돌도록 한쪽 손을 반대편 머리와 목에다 대고 있는 모습이 측은 해 보인다. 도대체 어쩌다 그렇게 되었냐고 묻자, 일 년 반쯤 전 처음에 왼쪽 정 두통이 눈썹까지 올라오나 싶더니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고 자신도 몰래 벽에 기대게 되었는데, 갑자기 골이 빈 느낌이 들었단다.

그로부터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한 6개월 후부터는 몸이 한쪽으로 더 돌아가고 특히 머리와 목이 옆으로 돌아가 밤엔 통증이 격심해 잠을 이룰 수가 없게 되었는데, 양방병원에서 사진촬영을 해도 뚜렷한 이상을 찾을 수 없고 수면제와 진통제 처방만으로 한동안 그렇게 지내다 침으로 한번 고쳐 보자고 우리 교민들에게 잘 알려진 중국 침집을 몇 달 다녀봐도 이렇다 히 만족스럽질 못해 아무래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나 싶어 다시금 출장 진료를 해주시는 한국 한의사분께 몇 달 동안 침과 약물 복용을 하였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이번엔 다시 스페샬 닥터에게 갔는데 그 역시 뚜렷한 병의 원인을 몰라 결국엔 환자의 목에다 일정기간마다 ‘보톡스’를 주사하는 임시방편과 통증으로 인한 불면을 위해 수면제 75mg을 매일 밤 2-3알을 복용해야 간신히 잠을 이룰 수 있고 그때만이 유일하게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시간인데 요즘 들어서는 밤중에도 통증 때문에 잠이 깨고 나면 다시 잠을 이룰 수 없어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것이다.

책이라도 읽을 수 있으면 잠 못 이루는 시간을 견뎌라도 보겠는데 그것도 안 되고 바람이라도 쐬어보려 어딜 가자니 도저히 그 지경으론 운전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혹 시집식구나 부군이 애먹이느냐고 묻자 시모는 평소 친정엄마나 마찬가지로 잘해 주신다며 별말이 없다. 암만 봐도 중풍도 아니고, 복진을 해봐도 심하 압통이 크지 않은 것을 보아 식적으로 인한 類中風(류중풍)도 아니다.

그렇다고 목이나 경추 디스크를 체크 해봐도 이상이 없고 그간 이곳저곳 이름 있는 분들께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받았는데도 차도가 없는 것이라면 외인(外因)은 아닌 것이 분명한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본인은 물론이고 보호자로서도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지금 이대로 시간이 흘러 목과 주변 관절, 근육이 굳어져서 못쓰게 되고 그것이 더 악화되면 폐인이 따로 없질 않은가. 만약 이걸 못 고친다면 평생 이러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싶으니 앞이 아찔하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혹 목의 환처가 여기 아팠다 저기 아팠다 옮겨 다닙니까?”하고 물어도 아니라고 하니 痰飮留住(담음유주)도 아니고 가방끈 짧은 내 머릿속이 막 복잡해지다 말고 퍼뜩 어떤 감이 있어, “혹 얼마 전부터 폐경기마냥 얼굴이 달고 벌겋게 열이 나고, 몸이 더러 추웠다 더웠다 하지는 않습니까?” 하니 그렇단다.

“그러면 요새 자고 일어나면 손발이나 얼굴이 자주 붓거나 어지럽고, 입이 쓰며, 간혹 옆구리가 결리기도 하고,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며 만성피로가 느껴지기도 하며 소변이 자주 마렵고 무언가를 생각하면 저도 몰래 확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겠네요?” 하니 처음엔 목의 통증 때문에 잘 몰랐는데 지금 내 말을 듣고 보니 증상이 딱 그렇게 있다는 것이다. 인제 원인을 안 필자로선 진료와 처방에 확신이 섰기에 머릿속이 환해지는 느낌이다.

“죄송하지만 부군께서는 진료실 밖으로 나가셔서 담배도 한 대 피실 겸 자리를 잠깐 피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하니 얼른 자리를 비워준다.

“남편분 좀 안 보고 살았으면 싶죠?”라고 묻자 그동안 눈을 지그시 내리깔고 문진에도 힘없이 대답하며 우물거리던 환자는 갑자기 “이젠 체념했습니다”라며 이것저것 말을 꺼내놓기 시작하더니 한 시간가량이나 지났을까? 그동안 필자는 속수무책 그간 맺혀 있던 남편과 시집식구에 대한 부인의 푸념과 원망을 들어주어야 했고 함께 울고 웃어야 했다.

이어 환자의 부군에게 병의 원인은 칠정(七情), 즉 오랜 스트레스가 가져다준 마음의 병이 주된 것이며 증상이야 어쨌든 이병의 원인이 절반은 부군과 가족분께 있다는 점을 인정하시고 치료에 협조를 해주신다면 빠른 시일 내에 반쯤은 고칠 수가 있다는 진단소견을 조심스레 전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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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만물의 영장인 인간인 탓에 이름값을 치러야 하는 걸까? 척추동물이라 불리는 인간이 척추의 이상으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만성요통과 디스크이다. “그까짓 허리 아픈 것쯤이야”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쉬운 요통. 아플 때면 허리를 조금씩 주물러주면 금방은 괜찮은 것도 같아 방관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다가 체력이 떨어지거나 다른 질병을 앓게 되었을 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잘도 찾아오는 게 바로 만성요통이다.

그런데 보통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추간판 탈출증, 즉 소위 말하는 ‘디스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 흔히 ‘디스크’는 수술을 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물론 디스크 내 수핵이 터지면 수술을 해야 하지만 그런 경우는 디스크 환자 중 5% 정도밖에 되질 않는다.

일반적 요통과 다른 ‘디스크’란

디스크는 원래 추간판이라고 하는 일종의 물렁뼈 같은 것인데 80%가 물과 섬유질로 둘러싸여 있어 척추의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한다. 이것은 또 전후좌우에 튼튼한 인대조직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좀처럼 밀려나지 않지만 일단 척추 뼈가 삐뚤어지면 요추가 어느 한 쪽으로 기울게 되고 ‘디스크’라고 불리는 물렁뼈가 붓거나 밀려나와 주변의 신경을 누르게 되어 통증을 유발하는데 이 상태가 소위 말하는 디스크로 참을 수 없는 요통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것이 좀 더 진행되면 디스크의 수핵이 터져서 밀려나오게 되는데 그쯤 되면 심각한 상태로 수술을 해야 한다.

대부분 병원에서는 수핵이 터지진 않고 연골만 불거져 나오면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튕겨져 나온 부위를 잘라 내자는 것이다. 과연 그럼 수술만 하고 나면 완치가 되는 걸까? 아쉽게도 절대다수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현실이고, 우리는 종종 실제 디스크 절제술을 받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그 같은 사실을 잘 알게 되었다.

삐뚤어진 척추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병이라면 척추를 바로 잡아 주는 게 치료의 시작이다. 튀어나왔거나 불거진 디스크의 보전을 위해 “카이로프락틱” 치료를 받노라면 잠깐은 제자리를 잡았다가 이내 다시 나와 버리고 마는 것을 일반적으로 쉬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척추를 바로 잡아 준다는 것은 결국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 인대 근육들을 튼튼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腰痛(요통)의 根本治療(근본치료)

한방에서는 허리 병을 소위 十種腰痛(십종요통)으로 분리하여 그에 따른 한약과 침을 처방, 급한 증상을 우선 처치한 다음 일정기간이 경과한 후 꼭 재발방지를 위해 맨 마지막에 체질에 따른 虛(허) 한 장부를 補(보) 해 허약해진 허리 근육을 보강해주고 허릭심을 길러주는 치료를 하여 병의 근본치료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게 되는데, 이것은 소위 헌 집을 보수하고 난 뒤 새 색깔로 페인트칠을 통해 새집처럼 전체 마무리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에 따라 그 집의 “게런티” 기간? 또한, 달리 정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병이 완치되느냐 만성으로 가느냐가 바로 여기서 결정이 나는 것이다.

인체의 질병은 일단 수술하지 않고 치유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디스크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결심하는 것보다도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할 경우와 수술을 하지 않고도 보전치료로 회복 가능한 것인가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로 요추 디스크로 수술 날짜를 잡아놓고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은 사람들이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에서 수술 직전에 내원하여 침과 한약 추나요법 등으로 치료받은 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껏 수술 없이 멀쩡하게 건강하게 사는 사람의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무거운 것을 들거나 부적절한 운동에 의해 허리가 ‘삐끗’하여 오는 좌섬요통이나 발목 관절을 삐었을 때 아무리 통증이 심한 경우라 하더라도 사고 당일이나 최소 3일 이내에만 내원한다면 거의 90% 이상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빠른 경우 그 다음 날, 또는 3회 치료 후부터는 대부분 혼자 걸을 수 있게 된다.

만성요통 치료 시 주의할 점

대부분의 요통환자들을 보면 대개가 통증이 오면 병원으로 가서 응급처치나 물리치료를 받아 통증이 사라지면 치료를 중단하다가 재발이 되면 치료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로 원인이 제거되는 근본치료를 하지 않고 계속 수박 겉핥기식의 일시적 치료를 반복하다가 나중에는 으레 그러려니 하고 방치하여 만성병 및 고질병을 만드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엄밀히 말해 처음부터 만성병, 고질병이란 것은 없다. 대부분의 만성요통 환자들은 바로 위와 같은 마무리 과정을 어떤 이유로 건너뛴 경우다. 결국, 만성병은 만성병이 될 수밖에 없도록 이미 그 원인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마무리를 무시하여 꼭 같은 증상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또 도진다면 이처럼 딱한 일이 없질 않은가. 그래서 무슨 일이든 늘 마무리가 중요한 법이란 것은 몇 번을 두고 강조해도 아쉽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해 질병치료의 근본 목적은 재발방지에 있는 것이다.

또한 오래된 만성병을 치료하다 보면 절대 병의 뿌리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그리 쉬이 물러 가주질 않는다. 늘 치료기간은 발병기간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비록 나쁜 邪氣(사기)라 하더라도 그것이 이미 내 몸의 일부로서 오랫동안 자리 매김하고 있었던 탓에 그리 호락호락 나가질 않는다. 병의 입장에서 보면 마치 집 비워줄 기간이 채 되기도 전에 집 비워 달란다고 도리어 난리를 친다.

그럴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즉, 처음 아파서 내원할 당시 “지금의 반만이라도 나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는데”라고 했던 때를 생각하며 성내거나 조급해 하지 말고 인내하며, 자신을 아끼는 마음으로 비록 병일지라도 보듬어주고 달래주어 사랑으로 다스려야 하더라는 것이다. 그렇게 근본적으로 치료를 마친 사람은 절대 재발이 없다.

특히 침으로만 병이 나은 경우 종종 재발이 생기지만 한약으로 끝까지 치료한 경우 재발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오랜 임상을 통해 체득한 결론이다. 또한 그 같은 믿음이 있기에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껏 韓方(한방) 의료인으로서의 自負心(자부심)을 가지고 이 일에 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쪼록 오늘 하루도 질병 없는 건강한 하루가 되길 비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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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문지면에 실린 건강칼럼을 보고서 혹 자신의 오랜 고질병도 고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진료예약을 원하는 분이 있었다. 우선 전화상으로라도 어디가 어떻게 불편하신지 말씀해 보시라고 했더니 肛門(항문)이 가려운지가 오래라며 말하길 쑥스러워하는 것 같아 늘 자주 보는 痔疾(치질)환잔가 보다 하였는데 직접 내원 시 환자의 증상을 빠짐없이 다 듣고 보니 좀처럼 病因(병인)을 알 수가 없다.

항문병에 웬만큼 이력이 난 필자도 사실 좀 난감하다. 그도 그럴 것이 환자의 병은 치질이 아니라 자다가도 매일 새벽 2시쯤이면 항문이 가려워 잠을 깬다는 것이다. 주로 환처는 항문주변이지만, 直腸(직장) 속 안이 가려울 땐 손을 넣어 긁을 수도 없고 미칠 지경이란다.

그러다 보니 집에선 그나마 가려운 곳을 긁기도 하고 죽염이나 세정제로 뒤를 하여 그때를 어찌어찌 넘길 수가 있지만, 회사에서 책상머리에 앉아 근무 중이거나 혹 업무상 낯선 사람과 상담이라도 하는 중에 증상이 나타날 때면 혼자 몸을 이리 틀고 저리 틀어 가려움증이 멈출 때까지 속수무책 참아야 한다니 환자의 고통은 참으로 안쓰럽다 못해 차라리 눈물겨운 것이었다.

자신의 증상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성격 좋아 뵈는 환자는 환처의 특성상 종내는 할 수 없이 함께 웃고 만다. 상황이 그 지경이면 어찌 지금껏 그렇게 넋 놓고 계셨느냐는 물음에 나름대로 안 해 본 게 없단다.

스페샬 닥터부터 용하다는 중의사까지 치료를 다 받아 보았지만 치료받을 그때뿐 곧 또다시 본래 상태로 되돌아왔나 하면 더러 독한 약물의 부작용으로 신체 일부분에 심각한 피해마저 있었단다. 또 그런 증상이 처음 시작된 것이 오래전 스물아홉부터 지금껏 이라는 환자의 말만으론 필자로서도 도저히 뾰족한 묘안이 생기질 않는다.

그러나 이 세상에 神病(신병)을 제하고서 원인 없는 病(병)이 과연 있을 수가 있는가?
그 원인이 규명되지 않으면 병을 고칠 도리는 어디에고 없다. 또한 병인을 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醫師(의사)의 지식과 경험부족을 탓할지언정 환자에게 낙담과 좌절을 줘선 안 될 일이다. 혹시라도 자신의 병을 고칠 치료법에 보탬이 되길 원하는 환자는 그간의 치료과정에서 붙여준 양방병명을 위주로 참 세세하고도 자잘한 부분까지를 연이어 열심히 설명한다.

“선생님, 여태껏 본인의 병에 관해 그간 스스로 설정하고 입력한 것은 물론 현재 고통을 받고 있다는 생각까지 가능한 한 전부 싹 지워 버리고 지금부터 제가 하는 問診(문진)과 脈診(맥진) 그리고 腹診(복진)에만 정확히 답을 해주신다면 혹 치료법을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라고 시작된 진찰이 모두 끝난 것은 그로부터 한 시간 뒤, 환자에게 심한 가려움이 생길 땐 가장 추운 새벽녘인데 비해 계절적으론 엉뚱하게도 겨울보다 여름에 더 심해진다. 그런가 하면 발바닥은 덥고 열이나 이불을 덮지 못하는데 상체는 늘 추위를 많이 타 가을부터 내의를 입어야 잘 수 있다.

이처럼 한 가지 병에 나타나는 두 가지 다른 증상을 일컬어 同氣相求(동기상구)라는 한의학적 표현을 쓰는데, 사실은 寒(한) 과 熱(열)이 뒤죽박죽 되어 원인과 증상이 거꾸로 나타나니 사실 이 환자의 겉 증상만으론 누가 봐도 그 원인 규명이 쉽질 않겠다.

한참을 그러다 뭔가 집히는 것이 있어 “혹 이런 증상이 한 5년 전 위장장애가 생기면서부터 더 심해지진 않았습니까?”고 물으니 환자는 가만 생각하더니 맞다며 어찌 그걸 아느냐는 눈치다. 연이어 중완부위와 천추를 복진하니 얼굴을 찡그리며 악! 하는 소리가 환자의 입에서 터져 나온다.

이외로 치료방법을 쉬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한 달이면 20일 이상을 물 같은 軟便(연변)을 본다는 것을 알고부터다. 그래도 혹 실수를 할까 봐 “오늘은 그냥 침구 시술만 하겠습니다. 삼일이 지난 뒤 다시 오셔서 몸에서 느껴지는 변화를 있는 그대로 말해 주신다면 제가 치료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겠습니다” 삼일 후 환자는 다시 내원했고 첫마디가 “그간 아침까지 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뒤를 닦는 일도 현저히 줄었고요” 라며 얼굴빛이 환하다.

결국 병인을 없애줄 탕약 보름치와 찢어져 미세한 상처가 생긴 탓에 2차 감염이 염려되는 직장주변에 새살이 차오르는 물약을 만들어 주었다. 그 후 환자는 주 2회 방문치료와 더불어 예의 그 가려움증은 이미 없어져 지금은 아주 행복해한다. 다만 병의 근본원인을 바로잡아 다시는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좀 더 치료를 하고 있다.
실은 이 환자분이 오랜 숙병이라 여긴 증상의 病因(병인)은 胃腸(위장)장애였던 것이다.

근 이십 수년간을 고생하며 전전긍긍하던 병의 원인이 엉뚱하게도 단순한 위장장애라니 참 기가 찰 노릇이다. 병인을 지척에 두고 여태 스페셜 닥터에서 피부과에 이르기까지 멀쩡한 몸 병원 다니며 다 망치고 난 뒤 다행히 행여나 하고 찾은 한의원에서 병인을 찾은 것이다.

오늘날 의학은 너무 분과를 나누다 보니 한 사람의 병을 완치시키려면 여러 전문가의 손을 빌려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 즉 나무가 병들어 시들고 말라갈 때 잎과 주변가지 꽃과 열매는 쉬 쳐다보지만, 뿌리에 있는 진짜 병인을 볼 수가 없는 것은 안타깝지만 우리 의료현실이다.

병은 어떤 병이든 국부적인 것은 늘 전체로 나타난다. 그렇다 보니 어느 한 쪽에 치우친 觀(관)으로 병을 대하는 것보다 “종합적”으로 병과 증상을 재빨리 파악해야 하는 醫者(의자)의 임상능력이 절실하다. 그럴 때 韓方診療(한방진료)야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이라 사료된다.

실제 본원에 치료차 내원하는 거의 절반 이상의 환자는 본인 자신도 채 알지 못하는 크든 작든 오랜 胃腸障碍(위장장애)를 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의 빠른 쾌유를 위해 필자는 늘 그 문제를 먼저 다루고 난 뒤라야 그다음 치료로 넘어가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상의 내용과 다름 아닌 까닭에서다.      

<후 한의원 ☎ 9746-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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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의료인의 길을 걷다 보면 병의 치료가 아주 쉬울 듯한데도 좀체 병세가 꺾이지 않기도 하고, 반대로 낫기가 아주 힘들어 보이고 어려운, 그야말로 난치잡병이 한두 번의 침술과 탕약으로 쉽게 나아버리는 경우를 흔히 겪기도 한다.

오래고 해묵은 고질병이 쉬이 나은 것을 두고 지금 곰곰 생각해보면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호소할 때 그간 여기저기서 전해 들은 자신의 양방병명(물론 아무리 들어도 나나 환자 본인으로서도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병명이나 병인이 태반임)이나 환자의 고착화된 주장을 귀담아듣기는 하되, 절대 현혹되지 않고 환자를 보는 醫者(의자)의 눈이 정확히 한의학의 기본에 가장 충실할 때 바로 그 같은 성공적인 치유사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기대 밖의 치료성공을 체험할 때가 종종 있다.

필자가 아직은 공부가 탄탄치 못해 도저히 그 기전이나 까닭을 지금으로선 명쾌히 밝힐 순 없지만 분명 이를 잘 활용하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 여겨 본 칼럼을 통해 임상으로 확실히 알게 된 것까지만 조심스레 밝히자면, 그것은 바로 눈(目)에 관한 것이다.

사실 노화가 된 눈을 한의원에서 치료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여러 가지 침술과 각 증상에 따른 좋은 처방이 있긴 하나, 늘 특별한 효험을 기대키는 쉽지 않은 터에, 나이가 들면서부터 어느 날 필자 자신에게 찾아온 시력감퇴와 눈에 뭐가 낀 양 눈앞이 자주 어른거리는 증상으로부터 ‘뭔가 방법이 있을 텐데 그게 뭘까?’ 하고 연구를 하다 차츰 알게 된 것이기도 하다.

사람은 대부분의 정보를 시각에서 얻고 있다 “눈으로 말한다” 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눈은 사람의 감정과 속내를 나타내기도 하는 인체의 가장 중요한 장부 중 하나다. 젊어서는 잘 모르고 지내다 노화로 인해 눈의 수정체가 흐려져 생기는 병이 백내장이다. 머리가 세듯 세월과 더불어 눈의 렌즈도 하얗게 흐려지는 것이다.

또 눈 속을 순환하는 방수(房水, 수양액이라고 도 함)의 흐름이 나빠져 안구 속에 고이게 되면 눈 속의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 녹내장이다. 그러다 갑자기 안내압(眼內壓)이 높아지면 망막의 혈관이 파괴되어 충혈되기도 하고, 안구의 압력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시세포가 눌려 시력이 저하된다. 심해지면 시신경이 완전히 파괴되어 실명하는 예도 흔히 있다.

이외에도 눈물이 말라서 눈이 뻣뻣해지는 안구건조증, 각막이 붓고 안개 낀 것처럼 눈이 흐려지면서 머리까지 아파지는 등 수많은 증상들이 있다. 이럴 때 대개 안과를 찾으면 우선 조치는 어렵지 않지만, 근본적으로는 새로운 인공수정체를 끼워 넣는 것 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

‘현대의학도 노화를 막을 힘이 없어, 이미 진행된 노안은 어쩌지 못하겠지만 더 이상 시력이 나빠지지 않고 지금의 시력과 눈의 건강을 좀 더 젊고 건강하게 오래도록 유지하는 방법이 뭘까?’ 하고 생각다 보니 이 모든 것은 결국 혈행의 문제란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우리 몸속의 혈관을 흐르는 피가 맑고 깨끗하게 자양분을 충분히 세포에 전해줄 수만 있다면 각종 성인병과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할 수 있어 건강하고 오래 장수한다는 것엔 이설이 없다.

한의학에선 사혈 또는 사혈부항이란 시술을 통하여 혈관 속의 흐름을 막고 있는 궂은 피를 인위적으로 덜어내 어혈을 제거하거나 탕약으로써 혈류의 흐름을 원활히 해주어 병을 낫게 하는 방법이 있다. 이점을 십분 활용하면 되겠는데 막히고 차있는 눈 주변 어혈의 길을 터주고 밖으로 빼내자고 침으로 위험천만 눈동자의 홍채를 건드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도대체가 눈꺼풀 위에다 부항사혈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실수로 눈꺼풀이 그만 뒤집혀 거울을 보는 순간 뒤집힌 속 눈꺼풀 안에 벌겋게 얽히고설킨 실핏줄을 본 순간 ‘아!’ 하고 느낀 바가 있어 당장 집사람을 상대로 시험을 하게 되었다. 집사람 역시 어느 때부터 시력이 예전보다 갑자기 떨어져 작은 글씨를 읽을 땐 돋보기를 사용해야 했고, 바늘에 실을 꿰는 일은 더욱이 어려워했다. 자주 눈앞이 어른거리며 눈물이 나는 등 소위 눈 알러지 증상이 있었던 터다.

뒤집은 눈꺼풀 안쪽에 여린 갈대 줄기를 이용 조심조심 스크레치를 가하니 주변서 어혈이 막을 이룬다. 그것을 걷어내고 또 반복하기를 한 사나흘 계속하고 난 뒤 처음으로 하는 말이 ‘눈이 시원하고 사물이 전에 비해 훨씬 또렷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니 눈동자가 아주 맑아지고 수정체가 맑아졌다. 다시 말해 동자가 또릿또릿하게 변한 것이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피부가 전에 없이 깨끗하고 부드러워졌는가 하면, 평소 무릎이 아프고 손목이 저리며 어깨가 짓눌려지는 등의 만성통증이 일시에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또 한가지 눈여겨볼 수 있는 색다른 것은 시술하는 며칠 동안 아침마다 눈에서 상상치도 못할 양의 눈곱이 매일 나왔다는 점이다.

평소 우리의 몸 컨디션이 조금만 좋지 않아도 눈에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충혈이 되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인체의 독은 온통 눈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눈 주변의 무수히 많은 실핏줄은 마치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처럼 모세혈관의 가닥으로 뒤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곳의 막히고 차인 혈을 뚫어 줌으로써 빠져나오는 독소나 오물질이 곧 눈곱이었던 것이다. 막힌 것이 뚫리게 되니 자연 생각지 못한 놀라운 치료 효과를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눈을 치료하면서 엉뚱하게도 다른 만성병이 함께 소실된 점은 아직도 왜 그런 것인지 정확히 설명할 길이 없다. 다만, 이 시술을 통해 눈의 노화를 더디게 하여 남은 기간 동안 눈의 건강과 시력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고 백내장과 녹내장을 예방해 나이 들어 돋보기 신세를 면하는데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 특히 필자가 이 시술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체의 약물이나 인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행할 수 있는 시술이기에 일체의 부작용 없이 인체의 순환을 역행하지 않는 자연스런 의료행위란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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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도 없이 한 젊은 청년이 또래로 보이는 다른 청년의 등에 업혀 내원을 했다. 도저히 아파서 걸을 수가 없다며 고통을 참느라 얼굴이 일그러진 채 막무가내로 치료 좀 해달란다. 언뜻 보아 외상이 없어 우선 침대에 눕힌 다음 도대체 어디가 어떻게 아프냐고 물어보니 유학생인데 며칠 전 과음한 뒤 어떻게 잠이 들었는데 추워서 깨었다 화장실서 용변을 보고나니 그만 뒤가 빠져 버렸다는 것이다.

불쾌감과 통증에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한 이틀을 견디다 못해 병원을 들렀으나 수술을 해야 된다는 말을 듣고는 병원 가는 길에 눈에 들어온 한의원 간판이 생각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들렀단다. 수술을 받지 않고 고칠 방법은 없느냐기에 일주에서 이주정도면 그럴 수 있다는 내 말을 듣고는 일주일 후에 비행기가 예약돼 있으니 그 안에 어떻게 좀 고쳐달라 한다.

사정이 그러면 치료비도 줄일 겸 아파도 좀 참되 아래쪽에 이상한 느낌이 오면 말해야 한다고 다짐을 받고는 팔 양쪽 血(혈) 자리에 침을 유침한 뒤 百會(백회)에다 팥알 크기의 뜸을 말아 直灸(직구)를 뜨기를 열예닐곱 장쯤 이르자 뒤가 뜨뜻한 게 좀 이상 하단다.

그럼 이제 혼자 걸어 샤워실로 가서 씻고 오라고 하였더니 믿기지 않는 듯 잠깐 망설이다 조심조심 다녀와서는 놀란 표정으로 삐져나와 있던 것이 인제 들어가고 없는데 집에 가서 또 빠지면 어쩌냐며 걱정이다.

그러니 한약을 빨리 복용해야 한다며 환자의 체질에 맞게 益氣(익기)하는 약에다 皇基(황기) 柴胡(시호) 升摩(승마)를 곱절로 가미해서 약을 처방해 주었다. 물론 그 뒤 환자는 별 탈 없이 한국을 잘 다녀왔고 삼 년이 지난 지금껏 무탈하다.

痔疾(치질), 脫肛(탈항), 痔漏(치루)

그런데 근자에 들어 우습게는 화장실에서 코 풀다 뒤가 빠진 사람부터 처음엔 항문 옆에서 고름이 나오다 심하면 고름 구멍이 허리까지 뚫리며 고환에서까지 고름이 나오는 중증에 이르기까지 항문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실로 많다.

치질, 탈항, 치루 등의 고통은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가 아니면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없다. 남에게 말도 못하고 냉가슴을 앓아야 하는 치질 환자가 이외로 많은 것은 사실 비교적 치료가 용이한 초기단계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서인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임상경험을 해 오는 동안 잊혀 지지 않는 것은 치질을 영원한 불치병이라 하여 아예 비관적인 체념을 하는 반면 어떤 환자들은 처음부터 치질은 병도 아니라며 민간요법 등으로 낮겠지 낙관하다가 끝내는 심한 출혈이 되거나 통증으로 인하여 몇 날밤을 뜬눈으로 지내다 끝내는 보호자에게 부축 되어 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더러는 심한 치질로 항문 괄약근이 파괴되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대변이 나오는 등 일평생 불구의 신세를 못 면하는 불행을 초래하는 수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치질은 불치의 병도 아니고 반면에 방심만 하여도 될 병은 아니다. 왜냐면 치질은 분명히 완치될 수 있는 병인 동시에 그대로 방치해 두면 예기치 못할 커다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병이 다 그러하겠지만, 이 병 역시 조기발견에 조기치료가 가장 빠른 첩경인 동시에 가장 안전한 길이다.

오늘날 치질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반인들이 집에서 하는 민간요법에서부터 양방병원의 외과적 수술요법, 실로 치질의 뿌리를 묶어서 탈락시키는 결찰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치질 환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단기간에 별 고통 없이 부작용이나 재발의 가능성 없이 완치될 수 있는 치료법일 것이다.

이러한 환자의 욕구를 완벽히 충족시킬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그렇지만, 필자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임상사례로 보아 병이 크게 도지기 전에 초기에 미루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럴 경우 한방 치질 치료법은 여타에 비해 효과가 뛰어나다고 단언할 수 있다.

항문병 환자는 남자도 많지만, 실제 치질 환자는 여성 환자가 훨씬 더 많다. 남성보다 예민한데다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대부분 치질이 생기거나 악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항문병이라면 아주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신체 어느 부분의 병보다도 까다롭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무수한 신경과 혈관의 분포, 근육의 배치 등으로 복잡하기가 그지없다. 그러기에 고름 주머니를 잘라내는 외과적인 수술을 한 2,3년 뒤 잊어버릴 만할 때 다시 재발이 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것은 치질의 病根(병근)인 뿌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어렵고 수술 때 그 뿌리가 조금이라도 남을라치면 이것이 자라서 다시 중증이 되는 까닭이다.

그것은 또한 발생한 곳이 항문 안이냐 밖이냐에 따라 외치(수치질), 내치(암치질), 탈항, 치루로 나뉘지만 지면 관계상 그것을 일일이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나 꼭 한 가지 痔疾(치질)의 가장 큰 원인은 便秘(변비)란 점이다.

다시 말해 변비가 있으면서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 술이나 자극성이 강한 음식을 잘 먹는 사람들의 변비는 항문 주위혈관의 혈액순환 장애로 어혈을 유발하고 복압의 상승은 항문주위의 혈관을 충혈 시켜 항문이 찢어지거나 직장 벽의 충혈, 정맥팽창, 혈관파열, 항문 괄약근 이완, 직장 점막탈출 모세혈관파열이 일어난다. 또한, 오랜 설사나 심한 기침, 잦은 관장이나 독소가 있을 경우 언제고 치질이란 질병의 발병을 안고 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변비가 낫지 않고선 치질의 치료란 어렵다는 말이다.

치질을 유발하는 변비를 고치는 자연요법으로는 아침에 일어나서 생수 1컵에 과일 요쿠르트 또는 우유 한 컵이나 살구 씨 기름이나 날계란 1개를 매일 복용하면 80% 이상의 효과를 나타낸다. 여러 방법을 사용해도 변비가 치료되지 않으면 작자의 고유한 체질에 따라 변비에 특효가 인정되는 한약을 복용해야 한다.

탈항이나 치질이 심환 환자가 치료 후에 변비가 생기면 병이 다시 재발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지는 것은 위의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만성적이고 고질적인 변비라 하더라도 한방처방으로 변비가 치료되지 않은 예는 아직은 없다.

“사람이 하루 세끼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무병장수할 수 있다” 한 옛사람의 말은 결코 의학지식이 없는 범부의 말이 아니라 聖賢(성현)께서 범부가 쉬 알도록 한 표현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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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이민사회서 진료하다 보면 의외로 식적(食積)환자가 많은 것을 알 게 된다.

작게는 어린아이의 경기(驚氣)서부터 돼지고기에 소주 한잔 먹고 난 뒤 자고 일어나보니 윗입술이 코하고 똑같은 높이로 부어 마스크를 하고 와서는 피부과에 암만 다녀도 낫질 않는다며 이것 좀 고쳐달라는 것도.

 

밥만 먹고 나면 생기는 복통 때문에 화장실로 곧장 가야 한다는 환자나, 여고생이 식사 후 공부만 하려면 머리가 멍하게 맑지 않고 졸려 도대체 공부가 안되며 어릴 적 태열 때문인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얼굴주변과 온몸에 아토피가 돋아 가렵고 진물이 나는 것도.

 

술이나 음식을 먹고 순간적으로 의식불명이 되어 마치 중풍처럼 증상이 나타날 때도, 냉대하가 심해 하루 열 번은 속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여자환자도, 임신 3개월에 변비가 있어 소화가 안 되고 가슴이 항상 답답하며 어깨가 아프고 피곤한 아주머니도.

 

30년째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 병명으로 대변을 보고 난 후 뒷감이 찜찜하게 남는 환자 본인은 이병은 본래 안 낫는 병으로 알고 그냥 그렇게 찜찜하게 살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였던 환자도, 선천성 뇨도벨브 결손으로 소변이 역류하여 방광염증이 자주 생긴다는 고2 남자 학생도.

 

무릎이 붓고 아파 다리가 천근만근인 할머니도, 만성피로에 소변을 지나치게 자주 보며 얼굴과 손발이 붓는 것도,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며 부어 오른 아랫배 살을 없애 살을 빼고 싶다는 중년 비만 여성 환자서부터, 류마치스 등의 관절 병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밖의 증상만 다를 뿐 병의 원인은 다 한 가지 이유라면 사람들은 쉬이 이해하려 들질 않는다.

 

격심한 가려움증과 진물을 동반한 아토피 피부병 환자에게 피부가 아니라 위()와 속을 고쳐야 한다고 하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사실은 다 한 가지 식적(食積) , ()()의 기·혈 부조가 그 원인인 것이다.

 

이상과 같은 증상들이 가끔, 또는 자주 나타날 때 이러다 말겠지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그때그때 진통제나 소화제 변비약 항생제나 수면제 등으로 우선 처치만 한 채 오랜 시간이 경과토록 방치를 하여 스스로 병을 키워 단 한 가지의 병의 원인이 결국은 위궤양, 속쓰림, 고혈압, 중풍, 당뇨, 치질, 자궁근종, 아토피 등 표현키도 어려운 숱한 병명의 만성병과 중병을 만드는 것을 보노라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것이다.

 

불치병이 아니라 쉽고 간단한 것을 고쳐 고질병을 미연에 막는 사람이 명의(名醫)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다. 알고 보면 인간은 몇 가지 예외적인 경우를 제하고는 절대 어느 날 갑자기 큰 병이나 중병이 올 수가 없게끔 되어 있다.

 

환자 스스로는 어느 날부터 갑자기 생긴 증상이라고 말하지만, 차근차근 문진과 복진을 하다 보면 평소 사소한 습관이나 자신의 부주의가 시간이 지나 결국 큰 중병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잘 알 수가 있고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면 사전에 인체의 소리(?)를 감지하고 알아차릴 수가 있다.

 

그것은 크게 든 작게 든, 중병이 오기 전에 우리의 인체는 주인공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경로로 우리 자신에게 일련의 증상을 통해 계속적인 신호를 미리 보낸다. 바로 그럴 때 스스로 인체의 아우성을 알아차려 의원을 찾아 침으로 막힌 곳을 살짝 뚫어만 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이 오랜 증상들이 순식간에 없어지는 것을 볼 때면 치료하는 필자 자신도 놀랄 때가 많다.

 

사실 의사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여 건강한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무슨 특별한 비방이나 묘약이 있어서가 아니다, 단지 막힌 해당 부위를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추어 침과 약으로 뚫어만 주면 고인 물이 흘러나가듯 병은 금방 낫고 마는 것이다.

 

한방에선 우리 인체를 크게 상, , 하초로 세 등분을 하는데 어느 곳 하나 중요치 않은 곳이 있으랴만 필자로선 위, 아래를 소통시켜주고 연결해주는 중초를 가장 중요시하는 치료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그 이유는 중초의 비, 위가 든든하고 건강할 때 비교적 큰 병에 걸리는 확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난 때문이기도 하다.

 

()는 중초에 있는 우리 몸의 가장 주요한 장부 중의 하나다.

자전을 풀이하면 사람을 나타내는 달 월()변에 밭 전()이 합쳐진 것으로 다시 말해 인체의 밭이라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보약과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거름을 주려 해도 그것을 받아들일 밭의 토양이나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마니 옛 사람들의 표현은 참으로 적절한 형상문자라고 하겠다.

 

하여 한가지 꼭 덧붙이고 싶은 말은 밭에다 농사짓는 농부가 그러하듯 늘 쉬지 않고 부지런히 오랜 시간을 두고 틈틈이 밭의 토양을 애써 일구어 주면 줄수록 그 밭에서 자란 농작물과 결실은 결코 우리 자신을 속이지 않더란 점이다.

 

사실이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병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이 만들어 놓고 잠시 잠깐 의원을 들러 침 한번으로 고쳐지지 않았다고 하여 치료한 의자를 두고 돌팔이 운운한다면, 밭에다 거름 한 번, 김 한 번 메지 않고 공짜수확을 바라는 것과 무에 다를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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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타산(收支打算)이야 어떻든 농사보다 더 정직하고 아름다운 사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천(天) 지(地) 인(人)의 조화와 정성이 어우러지는 산물이기 때문이다. 가을 들판에 펼쳐진 황금의 물결은 160여 일간 시한부 작전을 세운 농민들의 숱한 애환과 온갖 정성이 담긴 땀의 결정이다.

그런데 이 농사에 가장 괴로운 것은 잡초 제거 작업이다. 한 이삭의 벼를 피우기 위해 기울인 농민들의 정성은 실로 용의 주도 하지만 그래도 벼 이삭 사이를 헤치고 농민들의 뒤통수를 치고 나오는 것은 ‘피’라는 잡초이다.

농민들을 괴롭히고 벼를 해치는 것이 어찌 ‘피’뿐일까 마는 유독 ‘피’가 미움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그것이 지니고 있는 위선(僞善) 때문일 것이다.

모든 잡초가 처음부터 자기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지만 피라는 놈은 애당초 벼를 가장하고 나오므로 그 식별이 대단히 어려울 뿐 아니라 벼와 같은 성질의 화본과 식물이므로 웬만한 농약 따위로는 제거할 수 없는 골칫거리이다.

결국, 벼포기 사이에서 농민들의 쏟는 온갖 정성과 보호를 받으면서 철저히 벼 행세를 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비로소 본색을 드러냄으로 농민들의 고혈을 짜는 것은 물론 신의에 대한 배신감마저 느끼게 하는 식물이다.

위선(僞善)이 특히 미움을 받고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처음부터 자기 모습을 드러낸 잡초들은 차라리 솔직한 면이라도 있지만 철저한 위장으로 모양과 성질까지도 벼를 가장했다가 최후의 순간에 본색을 드러내는 ‘피’의 간교함과 교활함은 “대간(大奸)은 충신(忠臣)과 구별이 어렵다”는 옛말을 연상케 한다.

언제부터인가 ‘피’를 제거 소탕하는 ‘피’ 사리 작업이 농민들의 손을 떠나버린지 오래되어서 지금 들판을 보면 ‘피’가 오히려 당당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어떤 곳에서는 ‘피’ 농사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농심은 어디로 갔는가? 농심은 타산(打算)을 생각지 않는다. 오직 한 톨의 곡식이라도 아끼고 가꾸는 정성과 근면함이 있을 뿐이다. 농심은 비록 시간을 뺏기더라도 ‘피’는 용서치 않았던 것이다. 차라리 잡초는 용서할지라도 기만과 술수에 능한 ‘피’만은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늘과 땅은 모든 장단(長短)을 선택케하여 그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 인간 의지로 확연히 구별되기 어려운 사이비(似而非). 그것은 곧 참을 해치는 것이므로 최대의 공적(公敵)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위선(僞善)은 참선(眞實)을 해치기 때문에 더욱 가증(可憎)스러운 것이며 사이비 종교는 성현(聖賢)을 등에 업고 참 종교를 위장함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 함이 심히 큰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피’가 없는 들녘을 가꾸는 농심이 되살아나야 한다. 우리 모두 농심으로 돌아가 ‘피’ 사리를 잘했을 때 우리 조국이나 동포사회에서 가장 성실한 한국인으로 성장하며 밝고 명랑한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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