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브로니 웨어라는 간호사가 수년간 말기 환자 병동에서 일하면서 마지막 모습들을 꼼꼼하게 기록하여 그 때 그 때 블로그에 올렸다가 최근에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가지”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그 책에, 남자의 경우 가장 후회하는 다섯가지는, 1 내 뜻대로 살걸, 2 일 좀 덜 할걸, 3 화 좀 더 낼걸, 4 친구들 챙길걸, 5 도전하며 살걸 등이라고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임종 때 경이로울 정도로 맑은 정신을 갖게 되는데,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지만 놀랍게도 후회하는 것은 거의 비슷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삶이 끝나갈 때쯤 돼서야 얼마나 많은 꿈을 이루지 못했던가 ‘명확하게’ 볼 수 있으며 어떤 것을 하거나 하지 않기로 한 자신의 ‘선택’ 때문에 꿈의 절반조차 이루지 못한 채 죽어야 한다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고 한다.
이 글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필자 자신과 대비해 보았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남성들은 대부분 자신과 대비해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나이 60이 넘은 분들은 한번 쯤은 지난 삶들을 되돌아 보았을 것이고 한번 쯤은 언젠가 닥칠 죽음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며 한번 쯤은 자신이 죽고 난 다음 주변에 남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니까.
“내 뜻대로 살 걸”에 관해서는 누가 뭐래도 결코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지난 삶을 되돌아 보건데 하고 싶은 것은 어느 것 하나 남의 눈치 보느라 참아 본 적이 결코 없다. 고교 때 유도 선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육사를 가겠다고 했을 때, 호주에 오겠다고 했을 때, 시의원 출마한다고 했을 때 등등 그 많은 터닝 포인트마다 주변의 반대가 심했지만 뜻을 굽힌 적이 없다. 자랑이 아니라 성격이 그래서 참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 좀 덜 할 걸”, 이건 좀 애매하다. 죽을 때 되 보아야 알 것 같다. 필자는 30대 후반부터 나이 50되면 은퇴한다고 공언했다. 와이프한테도 항상 그랬다. 젊어 열심히 일하고 50되면 여행이나 다니며 살자고 했다. 그런데 시의원에 도전해서 당선될 때가 50이었다. 두번째 도전이었는데 와이프가 50 은퇴설을 상기 시키며 반대했었다. 다행히 당선되자 55되면 은퇴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직선 시장에 출마를 했다가 시장은 떨어졌지만 시의원에 재선되었는데 그 때가 55였다. 그 때 또 60되면 은퇴한다고 했었다. 와이프는 웃었다. 그 때 되면 또 딴소리 할 것 뻔하니까. 60이 되었을 때 시의원은 은퇴했지만 이스트우드에 세번째 부동산 사무실을 열었다. 그리고 65가 되면 진짜 은퇴한다고 했었다. 이제 2년 남았는데 필자 자신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2년 후 은퇴를 할지 또 딴소리를 할지도 모르겠고, 은퇴를 한다 해도 은퇴해서 행복할지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항상 일을 좀 줄이고 싶은데 성격상 줄이지 못하고 있는 판이니, 일을 줄이고 나서 죽을지 줄이기 전에 죽을지, 줄이고 난 다음 만족해 할지 아니면 줄이고 난 다음 후회할지 도대체가 감이 없어서 이것은 두고 보아야 겠다.
그런데 호주 사람들 “일 좀 덜 할걸” 하고 후회한다는데, 일을 많이 해서 후회하는지 아니면 많이 하지도 않고 괜히 게으른 생각에 후회하는지 모르겠다. 주 38시간 근무 시간이 보장된지 오래된 나라에서, 실업자 수당으로 평생을 살다가 늙으면 노인수당이 나오는 나라에서, 일을 하면 얼마나 했다고 일 좀 덜할 걸 하며 죽어간다는 말인지, 참.
“화좀 더 낼 걸”, 이것은 확실히 ‘화 좀 덜 낼걸’ 후회하며 죽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화 좀 더 낼걸, 후회하는 사람들이 화를 잘 내지 않은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화를 잘 내던 사람이 그래도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모를 일이지만, 필자는 화를 덜 내자고 평소에도 맨날 후회하며 살기 때문에, 갑자기 도통하지 않는 한 이것은 죽을 때까지도 그럴 것 같다.
“친구 좀 챙길 걸”은 그저 그런 얘기이니 생략하고, “도전하며 살 걸”은 후회할 일이 전혀 없을 것이니 생략한다. 뭔 소리냐고? 필자의 인생은 단언하건데 도전의 연속이었고, 지금도 도전할 만한 껀수가 있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판이니 무슨 후회가 있겠는가. 독자 여러분도 어떻게 대비해 보셨습니까?'칼럼 > (속)한담만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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