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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우화'237

  1. 2009/02/25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네
  2. 2008/05/25 연못 앞의 사슴
  3. 2008/05/19 사자와 나귀
  4. 2008/05/12 농부와 여우
  5. 2008/05/05 여우와 여치
  6. 2008/04/28 늑대와 그림자
  7. 2008/04/21 족제비와 사람
  8. 2008/04/14 여우와 호랑이
  9. 2008/04/07 정원사와 개
  10. 2008/03/31 목동과 늑대
  11. 2008/03/25 나귀와 늙은 농부
  12. 2008/03/17 늑대와 소년
  13. 2008/03/10 늑대와 염소
  14. 2008/03/06 시골 생쥐와 도시 생쥐
  15. 2008/02/25 개와 그림자
 

시든이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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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든이우화 -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네
2009/02/25 오후 12:03 | 시든이 우화

제비가 자주 가는 강남에 호주라는 나라가 있는데 그 나라에는 노인들이 사는 시든이라는 마을과 젊은 캠핑족들이 사는 캠프시라는 마을이 있다. 요즘 그 나라에는 젊은이나 시든이나 모두 열광하는 연극이 상영되고 있는데 연극의 제목은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도 못 막네”라고 한다.

오전에는 시든이의 총영사관이라는 개봉관에서 공연하고 오후에는 캠프시의 한인회관이라는 삼류극장에서 공연하는데 “라이온 킹” 이래 이처럼 열광적인 연극은 없었다고 한다. 이 연극에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를 평론가들은 “이 연극을 관람하면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로 혈압이 올라가고 심하면 분노로 눈이 안 보인다. 이열치열처럼 스트레스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라고 설명한다.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1막 1장 : 주인공인 수곰이 어느 동물 마을에 나타나면서부터 스토리가 시작된다. 곰은 감투를 썼는데 금
감투라며 매우 거들먹거린다. 그 마을 동물들은 쇠 감투라고 비웃는다. 그러다 금 감투라고 곰을 편드는 동물들과 쇠 감투라고 비웃는 동물들 사이에 패 싸움이 벌어진다.

1막 2장 : 패 싸움이 심해지자 동물 27이 모여 곰을 몰아내자고 결의한다. 곰이 놀라 호미를 들고 27 동물 중 두셋과 흥정을 하고 있는데 하필 그 때 곰에게 충성하는 사슴과 승냥이가 27 동물들을 향해 물 대포를 쏘아 댄다. “호미로 막을 것을 물 대포 때문에”라는 자막이 뜨면서 막이 내려간다.

2막 1장 : 27 동물 중 침팬지가 나서서 이럴 것이 아니라 공청회를 하자고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 바로 그 때 27 동물 중 넷이 아무도 모르게 곰을 추종하는 동물 넷과 만나 속닥거린다. “화합과 발전을 위해 서라고 하자.” “그래 사소한 오해였다고 하자.” 동물들은 각서를 만들어 서명한다.

2막 2장 : 동물 몇이 자칭원로단(약칭 자원단)이라며 기자회견을 한다. “관계 동물들이 모두 모여서 오해를 풀었다”고 발표한다. 어떤 기자는 감동하고 어떤 기자는 "자원단이 뭐냐?”고 묻고 어떤 기자는 “넷인데 어떻게 모두야?”하고 비웃는다. “이제 가래로도 못막네”라는 자막이 뜨면서 막이 내려간다.

그런데 이 2막 2장 공연 때는 꼭 관객들이 모두 손가락 하나를 펴서 하늘을 찌른다고 한다. 누구는 자원단을 하늘처럼 존경하는 뜻이라고 하고 누구는 또 다른 해석을 한다. 그 때 모두들 “와~우”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누구는 환호성이라고 하고 또 누구는 야유라고 한다.

3막 1장 : 동물 23이 모여 있다. 일부는 대단히 분노하고 일부는 극히 노하고 일부는 매우 화를 내고 있다. 어떤 동물은 “결의문 원본이랑 서명한 27의 명단을 공개하고 우리 행위가 잘한 짓인지 아닌지 동물들의 심판을 받자”고 하고, 일부는 서명한 배신자 넷이 누구냐고 묻고 시끌버끌하다.

3막 2장 : 학자들이 모여서 27-4=0 이라는 공식을 놓고 토론 중이다. “서명한 넷과 나머지 23은 무게가 다르다. 23을 다 합해도 넷보다 가볍다. 그러니까 헤비급 네개가 쪼무라기급 23개를 누른다.” 다른 학자가 말한다. “아니다. 무게가 다른 것이 아니고 종류가 다르다. 넷은 쌀이고 23은 보리 쭉정이다. 그러니 쌀 4말이 보리 쭉정이 23말보다 더 귀중하다.” 토론이 계속되면서 막이 내려간다.

4막 1장 : 동물들이 신문을 보고 있다. 어떤 신문은 자원단 동물들의 말을 믿고 “모두 오해를 풀고 잘 화합되었다”고 썼고, 어떤 신문은 “일부 당사자는 화해한 적 없다는데?”라고 썼고, 또 어떤 신문은 기사 가치도 없다며 사설로 “밀실에서 몇 명이 합의한다고 해결되냐?”라고 썼다.

4막 2장 : 신문을 보면서 자원단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서커스단일거야. 웃기게 생겼잖아.” 그러자 누가 “개그 공연단 아닐까? 하는 짓이 웃기잖아.” 그러자 또 누가 “소년단일거야.” 그러자 또 누가 “소년단치고는 좀 시들었잖아? 시든단이겠지.”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게 뭔지 아는 동물이 없다.

5막 1장 : 태평양 한 구석의 명박도라는 조그마한 섬에서 왕 노릇하는 동물이 시든이에 놀러 온다. 소식을 들은 동물들이 수근거린다. “그 섬에서 별로 인기가 없데.” “여기서도 별로야.” “수곰하고 친하다며?” “그래서 더 미워.” “그래도 왕은 왕이니까.” “그래 밉더라도 환영하자.”

5막 2장 : 동물간담회를 한다고 초청받은 동물들이 모여든다. 수곰을 몰아내려는 동물들과 수곰 편을 드는 동물들이 한창 싸우는 중이라 분위기가 썰렁하다. “유지 측에 끼려면 참석은 해야겠고….” “참석하자니 눈치가 보이고….” “날을 잘못 잡았어.” “그러게, 하필 이 때 오지?”

6막 1장 : 간담회장 입구에 동물 몇이 이상한 통이랑 집게 같은 것을 들고 서성인다. 하나가 말한다. “쓸개 좀 주울 수 있을까?” 다른 동물이 답한다. “그럼, 요즘 같은 때에 쓸개 빠진 놈 아니면 여기 오겠냐?” 그러자 또 다른 동물이 말한다. “이미 오래 전에 빠져버린 놈들이면 여기에 빠질 것 있겠어?”

6막 2장 : 병원에서 쓸개를 이식 받던 동물이 소리친다. “아니 거기서 주운 쓸개란 말야!?” 가족들이 달랜다. 동물은 완강하다. “죽어도 그 따위 쓸개 빠진 놈들 쓸개는 안 받아!” 서서히 내려가는 막 사이로 사라지는 곰의 뒷모습이 보인다. 머리에 감투가 안 보인다. 쓸쓸해 보인다. 슬픈 음악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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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옛날 옛날 영국에서 하얀 사람들이 건너오기 훨씬 전에 지금 캠시가 자리잡은 곳에 사슴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물을 먹으러 연못에 갔다가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것이 내 모습인가?” 사슴은 자신의 뿔이 아름다워 황홀하기까지 했다.

“아아,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 내 머리에 있었다니.” 사슴은 겹겹히 뻗어 올라간 뿔을 자랑스럽게 올려보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다리를 보았다. “아니, 이것이 내 다리인가? 이렇게 흉칙한 다리가 내 다리라니.”사슴은 다리를 보며 차라리 저주하고 싶었다.

그때 사자가 물을 먹으로 왔다가 사슴을 보았다. “저런 놈 보라지! 저렇게 넋을 빼놓고 있다니.” 뒤늦게 사자를 발견한 사슴은 급히 도망을 가다가 그만 뿔이 나무가지에 걸리고 말았다. 다리는 펄펄 힘이 나는데 뿔이 걸려 도저히 도망을 갈 수가 없었다.

사자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며 사슴은 중얼거렸다. “그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뿔이 결국은 나를 죽이는구나. 쓸모없는 뿔이 아니었다면 다리가 나를 살렸을텐데.” 사슴은 말라 비틀어진 것 같은 다리가 얼마나 고마운지 깨달았으나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사람은 종종 옥석을 구분 못한다. 바른 소리하는 충신 보다 아첨하는 간신배에 놀아나거나 말없이 성실한 친구 보다 입에 발린 소리로 친밀감을 표하는 친구에게 기우는 경우가 많다. 진실은 말로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다.>

(속편) 뒤 늦게 물을 먹으러 오던 노루는 사슴이 뿔 때문에 사자의 밥이 되는 것을 지켜보며 쾌재를 불렀다. “고소하다, 고놈. 뿔을 왕관처럼 쓰고 다니는게 눈꼴시러웠었는데.” 나무 가지에 걸려 있는 뿔을 보고 마을로 돌아 온 노루는 신이 나서 동네 방네 떠들고 다녔다.

“모두들 나를 따라 오라구. 아주 좋은 구경을 시켜 줄테니까.” 노루는 동물들을 이끌고 사슴의 뿔이 걸려있는 곳으로 왔다. “자! 이걸 보라구!” “아니 사슴 뿔 아닌가?” “어떻게 된거여?” 이 때 노루가 나섰다.“내가 물을 먹으러 오는데 말야….”

노루는 입에 침을 튀겨가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어때? 꼴 좋지않아?” 사슴이 의기양양 동물들을 훑어보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렸다. “아니, 그래 이것이 그렇게도 신이나고 재미있는 일이야!?” “에이 고이헌 놈!” 마침내 동물들은 노루를 몰매주어 쫓아 냈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노루는 초췌한 모습으로 마을에 돌아왔다. 사슴의 뿔이 걸려 있던 나무는 고목이 되어있었고 모두들 여전했다. 노루는 가슴을 조리며 마을로 내려 왔으나 적대감을 보이는 동물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옛날 일은 다 잊은 후였다.

<세월 앞에 장사없다 했던가? 나이들어 늙어가는 것을 일컫는 말이지만 그토록 진한 미움도 증오도 정열도 원한도 세월이 지난 다음에 생각해보면 다 부질 없는 일이다. 교민사회도 많이 변했다. 이제 모두들 구원을 잊고 화합하는 사회가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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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귀가 반문했다. “네가 들어가서 염소들을 밖으로 몰아 내면 내가 기다리다 잡는단 말이지.” “그러면 내 몫은 얼마나 줄건데?” “그야 반반 나누어 먹어야지.” 이 말에 나귀가 흔쾌히 말했다. “그러지. 염소 쯤 나만 보아도 벌벌 떨걸세.”

나귀는 의기양양 굴 속에 들어가서 염소들을 겁주느라 힘껏 나귀 울음소리를 내었다. “에이, 듣기 싫어 죽겠네. 웬 나귀가 들어 와 이리 시끄럽게 구는거야?” 염소들은 나귀 울음소리가 귀에 거슬려 밖으로 나가다가 굴 입구에 있는 사자에게 하나 씩 죽어갔다.

“아, 사자가 있을 줄 알았으면 좀 시끄럽더라도 굴에 있을 걸.” 염소들은 죽어 가면서 말했다. 염소를 다 몰아낸 나귀는 굴을 나서며 소리쳤다. “어때? 이래뵈도 내가 염소 킬러야.” 그러자 사자가 미소를 뛰며 말했다. “암, 나도 겁이나서 도망갈뻔 했다네.”

<사람은 누구나 제 잘난 맛에 산다. 나귀가 으시대는 것을 보며 사자는 미소를 띄지만 나귀는 그 미소의 의미를 모른다. 사람이 자기 분수를 지키며 사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자기비하 보다는 나을지 모른다.>

(속편) 나귀는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 제 정신이 아니었다. “내가 사자와 동업을 했다 이거지.” “염소 쯤에게 나야 사자 쯤으로 보인다 이거지.” 나귀는 한껏 기분이 부풀어 올라 동물 마을로 내려왔다. 그러나 아무도 나귀의 쾌거를 알아주지 않았다.

염소 조차도 나귀를 본척 만척 건초만 되 씹고 있을 뿐이었다. 나귀는 씩씩거리며 암소를 찾아갔다. “내가 말이야. 사자를 만났거든?” 암소가 놀라 물었다. “그런데 어찌 아직 살아있나?” “살아 있기만해 ? 내가 사자와 동업으로 염소를 떼로 잡았다네.”

나귀는 신이 나서 그날 있었던 일을 자세히 얘기했다. 암소는 감탄을 연발하며 나귀의 모험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여보게..” 암소가 나귀에게 말했다. “나는 자네를 믿지만 다른 아무도 그걸 믿지 않을걸세.” “글쎄 말이야. 그래서 배가 아파 죽겠네.”

“그러니 그런 얘기 떠들고 다니지 말게. 거짓말로 오해를 받거나 이상한 놈으로 치부 될걸세.” 그러나 나귀는 사자와 함께 동업했던 사실을 그대로 묻어둘 수가 없었다. 그리고 5년 후 동물 마을에서 나귀는 왕따가 되어 있었다. “나귀 고놈, 미치 놈이지 뭐.”

<사람은 자기 눈 높이 이상은 잘못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기 보다 큰 사람의 키는 가늠하지 못한다. 자기 그릇 이상은 재지 못한다. 나귀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동물은 암소 외에 별로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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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옛날 옛날 영국에서 하얀 사람들이 건너오기 훨씬 전에 지금 캠시가 자리잡은 바로 그 곳에 여우가 살고 있었다. 그 인접 마을에는 착한 농부가 부지런히 닭이나 오리를 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여우가 이 농부 집에 몰래 들어 와 닭을 물어갔다.
이튿날 이것을 발견한 농부는 화가 났으나 오죽 배가 고팠으면 그러랴 싶어 참기로 했다. 다음날 또 여우가 나타나 이번에는 오리를 물어 가는데 비명 소리에 농부가 뛰어 나왔다. “이놈! 한번 봐 주니까 또 찾아와?!”그러나 여우는 이미 사라지고 난 후였다.

얼마 후 여우가 또 찾아와서 닭을 물어가자 화가 폭발한 농부는 덫을 놓기로 했다. “이놈, 더 이상 안되겠다.” 마침내 여우를 잡은 농부는 그냥 죽이는 것으로는 분이 풀리지 않았다. “요놈 꼬리에 불을 붙여 놓아 주자.” 농부는 꼬리에 짚을 묶은 후 불을 놓았다.

여우가 비명을 지르며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보며 농부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나 여우가 날뛰다 뛰어 간 곳은 농부가 1년 내내 땀흘려 농사를 지어 놓은 밀밭이었다. “아니, 저놈이….” 농부가 발을 동동 굴렀으나 이미 밀밭에 불길이 번져 순식간에 재만 남았다.

<아무리 성인군자라도 참는데는 한도가 있다. 하물며 평범한 인간이야 화가 나면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그러나 한계를 넘는 행위는 반드시 문제가 따른다. 분노하더라도 자제하라.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밀밭이 불이 타지 않을 것이니라.>

(속편) 농부는 타 버린 밀밭을 보며 가슴을 쳤으나 이미 때 늦은 후회였다. 다 타고 뼈만 남은 여우의 처참한 모습도 크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농부는 1년 내내 허리띠를 졸라 매야했다. “이놈의 여우 때문에 내가 이 무슨 고생인가!”

농부는 여우를 미워하며 1년을 보냈다. 그러나 이듬 해 풍부한 수확을 거둔 농부는 큰 교훈을 깨달았다. “나야 기껏 1년 농사를 망쳤지만….” 처참한 여우의 시체를 생각하며 농부는 반성했다. 다시는 누구에게든지 잔인하게 분을 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5년 후 여우의 유족은 백마리 가까이 되었다. “자 이제, 조상의 복수를 하러 가자!.” 여우들은 농부 집 가까운 야산에 숨은 다음 한 마리가 농부 집에 닭을 훔치러 갔다. “늑장을 부려서 농부를 유인해 오란 말이야.”

농부는 여우가 온줄 알면서도 내버려 두었다. 대신 이튿날 울타리를 고쳤다. 다음날 밤에도 농부는 여우를 쫓지않고 날이 새면 뚫어진 울타리를 고치기만 했다. 며칠 후 여우들은 더 이상 숨어있을 수가 없었다. “이러다간 들키겠다.”여우들은 복수를 포기하고 떠났다.

<너그러운 마음은 불행을 막는다. 남에게 해를 끼치려 하다가 자기가 먼저 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 용서하면 천국이 자기 것이요. 미워하고 원한을 품으면 지옥이 눈 앞에 있다. 허허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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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길을 가는데 길가 나무 위에서 여치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하아, 그 놈 노래 소리 한번 참 좋구나. 내 저놈을 꼬여 내려오게해서 잡아 먹어야지.” 여우는 나무 밑에서 온몸을 드러내고 베짱이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아니 어쩜 그렇게도 목청이 고우신지요.”

여치가 노래를 멈추고 아래를 내려다 보며 물었다. “용건이 무엇이지요?”“용건이라니요. 용건이 무어 있겠습니까? 단지 한번 뵙고 싶을 뿐이지요. 잠간 내려와서 잠깐 뵐 수 있는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여우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껏 비굴한 웃음을 띄며 말했다.

그러자 베짱이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내가 그런 말에 현혹되어 내려갈 것으로 생각했다면 대단한 오산이지요. 내 언젠가 보니 당신의 집 앞에 여치들 날개가 무수히 쌓여 있더군요. 나는 당신이 누군지 다 아는데 그런 속임수를 쓰려하다니 가소롭군요.”

<비굴한 웃음과 겸손한 태도로 사람을 속여 먹으면서 그것이 능력인양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위장술은 한번으로 족하다. 형편이 어려울때 남을 속이고 싶은 유혹을 받기 쉽지만 그럴수록 정도를 걷는 것이 현명하다.>


(속편) 그때 옆에 있던 까마귀가 거들고 나섰다. “여우여, 그대는 아직도 그따위 유치한 속임수를 쓰고 다니는가?” 여치의 야유를 받고 가뜩이나 화가 나있던 여우는 까마귀가 거들고 나서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소리를 질렀다.

“너 까마귀 놈, 제삼자는 빠져! 왜 남의 일에 나서는거야!” “제삼자라니...”까마귀는 냉소를 띄며 말했다. “벌써 잊었는가? 얼마전 나에게도 똑 같은 말로 유혹하지 않았던가?” 여우는 얼마전 까마귀로부터 같은 야유를 받은 기억이 되살아나 아무 소리 못하고 떠났다.

5년 후 어느 날 여우가 길을 가는데 이번에는 닭 한마리가 나무 위에서 목청껏 소리를 뽐내고 있었다. “아니 웬닭? 이거야 말로 횡재아닌가? 까마귀나 여치에 비할까?” 여우는 까마귀나 여치로 부터 겪은 수모는 벌써 다 잊고 닭을 쳐다보며 목 뼈를 가다듬었다.

“오, 그대 이름은 닭이 아니던가?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목소리인가?” 여우는 한껏 비굴한 웃음을 띄며 다음 말을 이으려다 그만 내려오는 덫에 맞아 허리가 부러졌다. 그 닭은 여우 사냥꾼이 올려 놓은 미끼였다.

<악인의 최후는 비참하다. 여우의 습성을 아는 사냥꾼이 있듯이 악인은 자신의 꾀에 스스로 넘어지게 되어있다. 세상은 대체적으로 공평하고 공정하지 않던가? 세상을 가볍게 보는 악인들이여, 화있을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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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이렇게 크더란 말인가?” 늑대는 자신의 그림자를 여러 모로 비춰 보았다. “틀림없이 내 그림자가 맞단 말이지. 이렇게 큰 몸을 가지고….” 늑대는 여태까지 왕이 되지 못한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내 당장 사자를 찾아가 요절을 내버려야지.”

그때 마침 사자가 멀리서 나타났다. “아하!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사자 요놈 잘 만났다.” 늑대는 쾌재를 부르며 사자를 기다렸다. 사자는 마침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고 있었는데 도망가기는 커녕 버티고 서있는 늑대를 보자 이거 웬 떡이냐 싶어 다가왔다.

늑대는 옆에 비치는 자신의 그림자를 곁눈질해 보며 사자에게 물었다.“어이, 거기 사자 아닌가? 참 용감하기도 하지. 그래, 나를 보며 뭐 느끼는게 없나?” “물론 있지, 왕성한 식욕 아니겠나!” 사자는 한 입에 저녁거리를 해결했다.

<소인은 약간의 승리로도 자만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능력 이상으로 스스로를 과신하여 일을 그르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항상 빈 수레가 요란하다. 교민사회에도 하찮은 감투에 목을 곧추 세우는 빈그릇들이 얼마나 많은가. >

(속편) 마침 여우가 지나가다 이 장면을 목격했다. 늑대가 사자를 대하는 모습을 보며 여우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아니 저놈이 돌았나?” 늑대가 한 입에 먹히고 말자 여우는 혼비백산 마을로 돌아와 이 사실을 여기저기 퍼트렸다.

“늑대가 사자에게 대들었다며?” “아니 대들은 정도가 아니라 사자를 가지고 놀았대!” “그러다 한입에 먹히고 말았다는데..” “늑대가 돌았었나봐!” “자살한 것 아닐까?” 모두들 갖가지 추측을 했으나 누구하나 그럴듯한 이유를 대지 못했다.

5년 후 어느 날 원숭이는 모든 동물들을 불러모았다. “아니 곧 저녁 먹을 시간인데 무슨 일이야?” “꼭 이 시간이어야 한데?” 모두들 웅성거리며 모였다. 원숭이가 나섰다. “여러분! 5년 전 늑대가 사자에게 까불다가 죽은 사건을 기억하지요?” “...”

“지난 5년간 같은 곳에서 여러명이 사자에게 먹혔소.” 원숭이는 말했다. “모두 그림자를 보시오. 황소 만큼 커 보이죠?” “모두 이 그림자 때문이었소.” “죽은 시간이 모두 이 무렵이라는 것이 그 증거요. 이 그림자를 보면 어리석은 자는 간덩이가 붓지 않겠소?”

<현명한 사람은 남의 잘못을 보고도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 보통 사람은 경험해 보아야 잘못인지 안다.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해 보고도 잘못을 반복한다. 과신이나 자만은 보통 사람이라도 같은 잘못을 수차 반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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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옛날 옛날 영국에서 하얀 사람들이 건너오기 훨씬 전에 지금 캠시가 자리잡은 바로 그 곳에 족제비가 살고 있었다. 족제비는 사람이 사는 집들을 드나들며 고기도 훔쳐 먹고 닭도 잡아 먹어서 모두들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 족제비를 잡지 못하면 우리 모두 제대로 못 살걸세.” “그래, 우리 모두 덫이나 틀을 놓아 잡기로 하세.” 모두들 힘을 합해 마침내 족제비를 잡았다. 모두 강가에 모여 틀에 갇힌 족제비를 보며 한마디씩 한 다음 틀을 강물 속에 집어 넣을려는 순간 족제비가 말했다.

“저를 정말 죽일 생각은 아니죠? 제가 한 좋은 일을 잊으면 섭섭합니다. 쥐나 도마뱀 같은 것을 없애서 병균이 퍼지는 않도록 한 것은 바로 저랍니다.” “그러나 닭을 물어 죽이고 고기를 훔쳐먹고, 더욱이나 너 자신의 병균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리치며 마침내 족제비가 갇힌 틀을 물 속에 집어넣었다. 족제비는 죽어가면서 항변했다. “인정머리 없고 은혜를 모르는 인간들 같으니라고. 그러니까 내가 너희들 닭을 잡아먹고 고기를 훔쳐먹었던 거야. 뭐 다른 이유가 있었는 줄 알아?!”

<일의 선후를 바꾸면 이렇게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뀔 수가 있다. 교활한자의 흔한 수법이다. 족제비가 해를 끼치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기를 쓰고 잡았겠는가? 그런데 족제비는 사람들이 자기를 죽이려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항변한다.>

(속편) 마침 강물 속에는 물고기들이 나와 있었다. “아니 무슨 일들이야?” “사람들이 왜 모두들 나와있지?” “모르지, 또 무슨 일들을 꾸미는지.” 그 때 족제비의 항변이 들려오고 곧 이어 족제비가 갇힌 틀이 물 속으로 들어왔다.

“이거 보라지. 사람들이 얼마나 잔인한지.” 물고기들은 족제비 주변에 몰려와 족제비를 위로했다. “자네가 한 말 다 들었네. 사람들이 원래 그리 잔혹하다네.” “그래, 우리도 수 없이 이렇게 잡혀 간다네. 사람들에게 걸린 것 자체가 불운이지.”

이때 의협심 강한 거북이가 앞으로 나섰다. “내가 돕겠네. 이런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 거북이는 틀 고리를 물어 뜯고 족제비를 구해주었다. “5년 후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꼭 은혜를 갚지요.”족제비는 떠나면서 거북이에게 말했다.

5년 후 그 자리에 나온 거북이의 귀에 동물들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이 자리가 바보 거북이가 나온다는 자리지?”“그래, 족제비가 5년전 부터 그렇게 떠들고 다닌데. 혼자 똑똑한 바보 거북이가 반드시 나올거라고.” “히히….”

<집에서 새는 바가지 들이라고 안 새겠는가. 인간에게 못된 동물이 거북이에게라고 좋은 동물이 되겠는가. 선한 사람들은 흔히 자기 생각만으로 남들도 선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엔 여러가지 인간들이 있다. 은혜도 조심해서 베풀어야 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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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옛날 옛날 영국에서 하얀 사람들이 건너오기 훨씬 전에 지금 캠시가 자리잡은 그곳에 여우와 호랑이가 살고 있었다. 호랑이는 밀림의 왕이라 모두들 호랑이의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했다. 반면 여우는 제 스스로를 꾀가 많은 재주꾼이라고 자부하며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호랑이가 지나가는데 이를 미쳐 보지못한 여우가 그만 호랑이와 딱 마주쳤다. “아니, 감히 내 앞을 가로 막다니 이런 천하에 고연놈을 보았나!” 호랑이가 노하여 소리치자 여우가 황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

“잠간! 내 말을 들으시오. 천제께서 나를 이나라 왕으로 세웠으니 만약 나를 죽이면 천제의 노를 받게 될 것이오!” 호랑이가 더욱 화를 내자 여우가 황급히 말했다. “만약 못 믿겠으면 잠간 나를 따라오면서 다른 동물들이 나를 보면 어찌하는지 보시오.”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모든 동물들이 이 둘을 보자 황급히 피하고 야단이었다. “어떻소? 이제야 믿겠소?”동물들은 호랑이를 보고 피하는데 정작 호랑이는 눈치채지 못했다. 쩔쩔매는 호랑이에게 여우가 유유히 사라지며 말했다. “다음부터는 조심하게나!”

<호랑이의 위세를 빌어 그 호랑이를 제압한다. 여우의 꾀가 그럴듯하나 속임수나 허세는 길게가지 않는 법. 강자에게 붙어 아부하며 강자의 위세로 행세하는 기생충들이 많은데 때로는 그 기세를 몰아 자기에게 힘을 실어주는 강자에게도 자기 세력인양 과시한다.>

(속편) 돌아서서 몇 발자국을 걷던 호랑이는 아차!했다. “이놈이 감히 나를 능욕 해?” 그러나 이미 여우는 ‘걸음아! 날 살려라!’삼십육계를 놓은 후였다. 호랑이는 어이가 없었으나 여우쯤 하찮케 생각되어 웃고 말았다. “고놈, 급하긴 되게 급했던 모양이군!”

그러나 정작 동물마을에는 난리가 났다. “여우가 호랑이랑 같이 걸었다며?” “그런데 여우가 죽지않고 살아있어?” 이 소문이 퍼지면서 여기저기서 아우성이었다. 길을 가다 여우를 만나면 모두들 몰려와 아우성이었으며 밤이면 집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일약 스타가 된 여우는 어떻게 호랑이를 속였는지 자랑스럽게 떠벌였다. “나는 겁장이가 아니야. 그런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해서 살아났단 말이지.” 모두들 여우의 용기와 기지에 찬사를 보냈다. 여사모가 발족되고 여우 생가가 관광지로 조성되었다던가?

이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여우는 호랑이를 능멸하기 시작했다. “호랑이는 힘만 세지 도무지 둔해서 말야. 나야말로 왕감인데 말야!” 그렇게 5년이 지난 어느 날 여우는 동물들에게 몰매를 맞아 죽었다. “여우 주제에 감히 호랑이를 속이다니..” 그것이 몰매의 이유였다.

<분수를 모르고 설치면 몰매를 맞게 된다. 여우가 살기 위해 호랑이를 속일 수는 있지만 호랑이를 능멸하기 위해 속인다면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인간 관계에는 지켜야할 최소한의 룰이 있다. 이것을 웃읍게 여기면 공분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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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옛날 옛날 영국에서 하얀 사람들이 건너오기 훨씬 전에 지금 캠시가 자리잡은 그곳에 정원사가 개를 데리고 살고 있었다. 정원 한 가운데에는 수목에 물을 주기 위해 파놓은 우물 이 있었는데 하루는 개가 놀다가 그만 이 우물에 빠지고 말았다.

정원사는 물을 푸는데 쓰는 두레박을 이용해 개를 건지려 했으나 도저히 건져낼 수가 없었다. “안 되겠다. 내가 내려가서 직접 건져 와야지. 이러다간 개를 죽이고 말겠다” 정원사는 두레박 줄을 기둥에 매어단 후 그 줄을 타고 우물 속으로 내려갔다.

우물 속의 개는 정원사가 내려오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아이쿠! 주인이 대단히 화가 났구나. 내려와서 내 머리를 물속으로 쳐박으면 인제 꼼짝없이 죽게 생겼구나.” 개는 주인이 오자마자 닥치는대로 물어뜯었다. 주인은 혼비백산 올라가며 중얼거렸다.

“아이쿠, 이놈의 개가 자살을 할려고 우물 속에 들어갔구나. 그런지도 모르고 구하려 했으니 물릴 수 밖에.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렇게까지 물어 뜯다니.” 주인이 화가 나있는 동안 개는 자살했다는 오해를 받으며 죽었다.

<혼자 짐작하고 혼자 판단해서 오해를 하며 그 오해가 상대방의 오해를 빚는다. 오해는 대화를 않는 한 풀리지 않는다. 섭섭할 때나 화가날 때 일단은 만나 대화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의외로 쉽게 풀리는 문제를 혼자 오해하거나 과잉반응하고 있을 때가 많다.>

(속편) 정원사는 개가 왜 자살을 해야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던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정원사는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정원사가 슬픔에 젖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있을때 현명한 이웃 농부가 찾아왔다.

“개가 어쩌다 물에 빠져 죽었다고 그렇게 넋을 놓고 있다니?” 농부가 묻자 정원사가 말했다. “어쩌다 빠져 죽은게 아니고 자살을 했다네.”그러자 농부는 우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물가를 한번 보게나. 이렇게 허술하게 되어 있으니 실수하면 빠지지 않겠나?”

“나도 그렇게 생각했네. 그런데 구하러 들어갔더니 개가 마구 물어뜯더라구. 자살할 생각이 아니라면 왜 그리 물어 뜯었겠나?” “개가 놀라 제 정신이 아니었거나 오해를 했을 수도 있지.” 그래도 정원사가 끝내 못믿어 하자 농부가 말했다.

“우물가를 고치고 다시 개를 길러 보게. 그리고 5년 후 다시 보세나.” 이말에 정원사가 말했다. “자살한 것이 틀림없네. 하지만 자네 말을 한번 따라 보도록 하지.” 그 후 5년간 정원사는 우물가가 허술했다면 개가 빠질뻔한 사건을 수도 없이 볼 수 있었다.

<남의 충고를 들을 수 있다면 그리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다. 자기가 보고 믿은 사실이 틀릴 수도 있다는 남의 조언을 듣는 사람은 사물의 이면성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자기가 한번 믿은 바는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고 고집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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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옛날 옛날 영국에서 하얀 사람들이 건너오기 훨씬 전에 지금 캠시가 자리잡은 그곳에 한 목동이 양을 치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목동이 산길에서 늑대 새끼가 버려져 다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아휴 이 어린걸 누가 버렸나?”

목동은 늑대 새끼를 데려다 개와 함께 길렀다. 둘은 아주 잘 자랐다. 우애도 좋아서 아무도 넘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둑 늑대가 나타났으나 개와 늑대 형제에게 혼줄이 났다. 겨우 목숨을 건져 도망가는데 동새 늑대가 나섰다. “내 쫓아가서 혼을 내 주겠어!”

형 개가 말렸으나 동생 늑대는 막무가네 쫓아갔다. 그러나 도둑 늑대의 꼬임에 빠져서 훔쳐 가던 양을 나누어 먹고 돌아왔다. 양고기에 맛을 들인 동생 늑대는 몰래 양을 잡아 먹고는 했다. 결국 형 개도 차차 동생 늑대의 꼬드김에 넘어갔다.

이런 일이 계속되자 목동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허! 그거 참 이상하단 말이야!”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어느 날 양을 죽이던 동생 늑대는 목동의 눈에 띄게 되었고 곧 이어 목에 밧줄이 걸린 채 나무에 매어 달렸다. “세상에 누구를 믿어야 한담!”

<세상에는 이 늑대 같은 인간이 참 많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키워 준 은혜를 저버리는 인간이 한둘이던가? 머리 검은 짐승 거두지 말라는 말이 있다. 변절이나 배신은 인간의 악덕 중 가장 경계해야할 악덕이다.>

(속편) 동생 늑대가 매어달린 것을 보며 개는 도저히 동생 늑대가 저지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동생이 악독한 짓을 저지르는데 막기는 커녕 같이 놀아나다니….” 개는 어릴 때의 늑대 모습을 생각하며 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한 자신이 미워 견딜 수가 없었다.

개는 목동에게 찾아가 고백하며 심한 자책감에 빠졌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란다. 늑대는 원래 악한 천성을 가진 것 뿐이지.” 목동은 개를 위로했으나 허사였다. 너무 착한 개는 동생이 원래 악한 천성을 가졌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세월이 가면 잊어지겠지.” 목동은 위로하기를 포기했다. 그러나 개는 세월이 갈수록 잊기는 커녕 점점 더 동생 늑대를 그리워하며 괴로워하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왜 그래? 키워준 은혜를 져버리고, 너를 속이고 주인인 나를 속인 배은망덕한 놈이 아니더냐?”

그러나 개는 죽은 동생 늑대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 “그 놈이 죽인 양이 얼마인지 생각해 보아라!” 목동은 달래기도 하고 화도 내 보았으나 허사였다. 개는 결국 5년 후에 죽고 말았다. 목동은 슬퍼하기는 커녕 개가 미워 견딜 수가 없었다. “천하에 바보같은 놈!”

<악을 미워할 줄 모르는 것이 선이 될 수 있는 세상은 이미 아닌지도 모른다. 악을 용서하고 받아 들이는 것이 선이 되기에 이 세상은 너무 악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선한 마음을 역 이용하는 악한 사람이 어디 한둘이던가? 악은 정죄 되어야 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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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따뜻한 봄날 양지 바른 곳에서 나귀는 풀을 뜯고 있었다. 농부도 이제 힘든 일을 하지 못하므로 나귀가 풀을 뜯는 옆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 같이 살아 온 세월이 얼마이지? 그 동안 재미있는 일도 참 많았잖아?”

농부가 사랑스럽게 물었으나 나귀는 풀을 뜯는데 바빠 농부의 말에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그 때 멀리서 총을 든 강도가 나타났다. 농부는 재빨리 나귀 등에 올라타며 말했다. “얘야! 강도가 나타났다. 어서 빨리 도망가자!”

그러나 나귀는 주인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저 강도가 나를 잡아가면 지금 보다 더 힘든 일을 시킬까요?” “지금 그것이 문제가 아니잖아?” 농부는 어이가 없었다. 나귀가 말했다. “내게는 그것이 중요하지요. 만약 같다면 애써 도망갈 필요가 없지 않아요?”

<베풀어 주어도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 필요할 때 붙어 있다가도 필요한 것을 얻은 다음에는 가차없이 배신을 하는 사람이 있다. 약한 입장일 경우 잠자코 있다가 강한 입장이 되었을때 표변하는 사람이 있다. 인간으로서 최선의 덕목은 신의가 아니던가?>

(속편) 강도가 다가와서 농부에게 물었다. “왜 도망가지 않았소? 시간은 충분했을텐데.” 그러자 옆에 있던 나귀가 나섰다. “내게 도망갈 필요가 없었지요. 어차피 같은 일을 할텐데 뭐하러 도망가겠어요?” 나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강도를 따라갔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마을에 비상 소집이 있었다. “지난 수년간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던 망난이를 찾았소. 모두들 뭐든 들고 나오시오.” 보안관의 지휘에 따라 농부들은 몽둥이와 삽등 농기구들을 들고 망나니의 숨은 곳을 포위하고 좁혀 들어갔다.

“여기있다.” “에잇!” “그리 갔다. 놓치지 마라!”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망나니는 농부들이 들고 있는 무기에 여기 저기 무수히 맞다가 해질 무렵 죽고 말았다. “드디어 망나니를 잡았오! 모두들 와서 보시오!” “와아~!”

망나니는 5년전 강도를 따라갔던 바로 그 나귀였다. 오랫동안 굶어온듯 뼈만 남은 앙상한 몸에 비루 먹어 털이 다 빠진 가죽, 여기저기 떨어져 나간 오래된 상처들을 보며 농부는 가슴이 아팠다.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겠구나. 가련하게시리...”

<사람은 뿌린대로 거둔다. 의리나 신의가 없는 인간은 결국 외톨이가 될 수 밖에 없다.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라했던가? 베풀면서 갚으면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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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옛날 옛날 영국에서 하얀 인종들이 몰려오기 전에 지금의 캠시가 있는 곳에 늑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따뜻한 봄날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난 늑대는 아주 기분이 좋아서 휘파람을 불며 산책을 하고 있었다. “아아, 배도 부르고~ 날씨도 좋고~ 하늘도 푸르고~”

이때 어린 소년 하나가 땅에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이 보였다. ‘아하, 나를 보고 제 딴에는 숨느라고 저렇게 엎드려 있으렸다.’늑대는 배도 부르고 기분도 매우 좋은 참이라 소년에게 장난을 하고 싶었다. “아하! 거기 엎드려 있는 것이 누군가? ”

소년은 늑대에게 들킨 것을 알자 벌벌 떨며 몸을 일으켰다. 늑대는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소년을 보며 말했다. “내 오늘은 특별히 살려 보내주고 싶은데...” “...” “반박할 수 없는 사실 3가지만 얘기하면 안 잡아 먹~지.” 소년은 죽을 힘을 다해 용기를 내어 말했다.

“첫째, 당신 눈에 띄다니 운이 없는거지요.” “그것은 맞는 말이지” “둘째, 빨리 숨지 못한 내가 바보지요.” “흠, 그것도 일리가 있군.” “셋째, 당신은 모두가 증오하는 악한이죠.” 늑대가 말했다. “그것도 너희들 입장에서 보면 사실이겠지. 그래 가도 좋다.”

<악당도 때로는 너그러울 때가 있는 법. 그러나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지 않던가? 매우 짧은 마지막 순간에 승자와 패자로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다.>

(속편) 늑대의 시야를 속히 벗어나고자 소년은 필사적으로 달렸다. “어휴, 이거 꿈이냐? 생시냐?” 소년은 자기의 행운이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용궁에서 살아 나온 토끼 꼴이 아닌가?” 늑대와 맞부딪치던 악몽의 순간이 영원히 잊혀지지가 않을 것 같았다.

“장하다! 늑대를 이긴 우리의 영웅!”모두들 영웅시했지만 소년은 그 순간을 잊고 싶기만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소년은 점점 그 순간이 자랑스러워졌다. 가는곳 마다 “늑대와 씨름을 해서 이긴 소년”이라는 찬사와 함께 특별 대우를 받았다.

소년은 점차 특별 대우에 익숙해져 갔다. “내가 늑대를 이겼지.” 소년은 스스로 영웅이 되어갔다. 5년이 지나자 소년은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되었다. 그러나 모두들 이 사건을 잊어 갔으며 이제는 어디를 가도 이 청년을 알아보는 이가 없었다.

청년은 가슴이 아팠다. “아~ 그 시절이 다시 올 수는 없을까?” 자나 깨나 그 생각 뿐이었으나 뾰쪽한 수가 없었다. 청년은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사회가 불만스러웠다. “영웅을 대우하지 못한 사회는 희망이 없다!!” 청년은 불평만 하다가 쓸쓸히 죽어갔다.

<과분한 찬사는 유능한 인재를 죽인다. 합당한 대우를 주고 받는 것이 좋다. 진정한 스타라도 그의 자리는 영원하지 않다. 스폿트 라이트를 받을 때 이미 그 불이 꺼져가는 순간 또한 예비 되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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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도대체 모두들 어디에 박혀 있는거야!” 해는 뉘엿뉘엿 져가는데 늑대는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었다. 그 때 절벽 위에서 염소가 한가롭게 뿔을 뜯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 이게 웬떡?” 늑대는 눈이 번쩍 띄었으나 절벽이 가파라서 올라갈 수가 없었다.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으니 꼬셔서 내려 오도록 해야지.’ 늑대는 절벽 위를 향하여 말했다. “염소 아가씨! 그 위험한 곳에서 뭘하고 있죠?” “.....” “빨리 내려 와요. 이곳에도 좋은 풀이 이렇게 많은데 왜 위험하게 그곳까지 올라가서 그러지요?”

그러자 아래를 내려다 보며 염소가 말했다. “내 음식을 걱정하는 것인지 당신의 음식을 걱정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난 이곳이 좋습니다. 그 곳에는 나를 노리는 악한이 어디 한둘이어야지요. 위험하기는 거기가 더 하지 않아요?”

<뻔한 수작으로 속임수를 쓰는 사람을 보면 참으로 역겹다. 이미 그 실상을 익히 알고 있는데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진실인 척 어떻게 속여 보려는 것을 보면 차라리 보는 사람이 괴롭다.>

(속편) 염소에게 속 마음을 들킨 늑대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건방진 염소 같으니라고, 네 놈이 감히 나를 조롱했으렸다.” 늑대는 배가 고픈 것 보다도 염소가 놀린 것에 더 화가 났다. “내 이 건방진 염소 놈을 기어코 잡아서 혼을 내 주리라.”

늑대는 염소를 잡아 먹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쫓아 다녔으나 기회가 오지 않았다. 일구월심 쫓아다니기를 5년쯤 하던 어느 날 늑대는 마침내 가까이 뛰어가는 염소를 발견했다. “옳지!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내 오늘 너를 잡아 내 원한을 풀리라.”

그러나 염소는 이미 사자에게 쫓기고 있었다. 늑대는 염소에 대한 증오 때문에 뒤에 쫓아 오는 사자를 미쳐 보지 못했을 뿐이었다. “야 이 버릇 없는 놈 봐라! 네가 감히 내 밥을 빼앗아 먹겠다는거야?” 사자가 소리쳤으나 늑대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찾아 다닌지 5년만이다. 내 오늘은 이 건방진 놈을 끝장 내 주리라.” 늑대는 염소를 쫓는데 정신이 팔려 사자가 바로 뒤에까지 다가 와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자는 염소 쫓기를 그만 두고 늑대를 덮쳐 한 입에 물어 뜯었다.

<속이려던 자기의 행위는 생각 못하고 속아주지 않는다고 염소를 미워한다. 자기의 잘못은 전혀 생각지 못하고 오직 남에게만 허물을 돌리는 사람들이 한둘이던가? 원한이나 증오에 눈이 어두워 결국 자신을 망치는 어리석은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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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옛날 옛날 영국에서 하얀 인종들이 몰려오기 전에 지금의 캠시가 있는 곳에 생쥐가 살고 있었다. 이 생쥐가 하루는 시골에 놀러갔다가 같은 또래의 시골 생쥐를 만났다. “어이, 반갑네! 정식으로 초대하겠네.” 시골 생쥐는 도시 생쥐를 집으로 초대했다.

나무 뿌리 아래 컴컴한 쥐 구멍에서 흙범벅이 된 보리 알갱이를 저녁으로 먹으면서 도시 생쥐는 도저히 식욕이 댕기지 않았다. “어찌 이리 먹고 살 수 있는가? 너무나 지독하군. ” 도시 생쥐는 시골 생쥐를 데리고 캠시 집으로 돌아왔다.

“햐아, 집 참 좋다.” 시골 생쥐는 식료품 저장실에 있는 도시 생쥐의 집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도시 생쥐는 갖가지 기름진 산해진미를 가뜩 차려놓았다. “햐아, 이게 다 먹는 음식인가? ” 시골 생쥐는 입을 다물지 못하면서 식탁에 마주 앉았다.

막 먹으려는데 사람이 들어왔다. 그들은 혼비백산 도망을 갔다. 사람이 나간 다음 식탁으로 돌아왔지만 곧 또 사람이 들어왔다. 여러 차례 이러다가 시골 생쥐는 말했다. “잘 있게나. 고급스럽지만 나는 안심하고 쉴 수 있는 내 집이 더 좋네. 여기서는 한시도 못 살겠네.”

<사람이 사는데 물질적인 요소보다 정신적 요소가 훨씬 더 중요하다. 산해진미를 먹으면서 질시와 증오 속에 사느니 풍족하지 못하더라도 사랑과 화목의 삶이 더 낫다. 몸 편한 것 보다는 마음 편한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속편) 도시 생쥐는 떠나는 시골 생쥐를 비웃었다. “저런 겁장이 보라지. 저렇게 소심하니 시골에서 그렇게 살수 밖에 없지.” 도시 생쥐는 혼자 남아 천천히 식사를 즐겼다. 사람이 드나들 때 재빨리 숨기만 하면 절대로 안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시골 생쥐는 도시를 떠나면서 말했다. “겉만 번지르르하면 뭘해? 음식에 기름기가 좔좔 흐르면 또 뭘해? 그렇게 불안해서야 어찌 제명에 살겠어?” 시골 생쥐는 집으로 돌아와서 흙범벅이 된 보리 알갱이를 씹으면서 마냥 행복했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어른 쥐가 된 시골 생쥐는 도시 생쥐가 궁금했다. “틀림없이 사람에게 잡혀 죽었거나 심장병에 걸려 죽었을거야.” 시골 생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도시 생쥐의 집을 두드렸다. 그런데 문을 열어준 것은 너무나도 건강한 모습의 도시 생쥐였다.

“아니, 자네 아직도 건강한가?” 시골 생쥐가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 도시 생쥐 역시 건강한 시골 생쥐의 모습을 보며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 “아니 자네 아직도 살아 있었나? 그렇게 먹고도 이렇게 장수하다니 참으로 놀랍군.”

<사람은 누구나 적응된 곳이 자기에게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 한국이나 호주나 적응하기 나름이다. 꼭이 어디가 좋은 환경이라고 고집하며 무리하게 환경을 바꾸기 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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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옛날 옛날 영국에서 하얀 인종들이 몰려오기 전에 지금의 크로이돈 파크가 자리잡은 바로 그 곳에 욕심많고 어리석은 개가 한마리 살고 있었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떨어져 있는 고기 덩어리를 발견했다. “햐, 이거 웬떡이야? 어제 밤에 돼지 꿈을 꾸었더니….”

개는 누가 볼새라 얼른 고기를 입에 물고 그 자리를 황급히 떠났다. “빨리 사라져야지. 괜히 여기서 얼쩡거리다가 주인이 오면 기껏 좋다가 헛물만 켤테니까.” 개는 어데로 가야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고 천천히 맛을 음미할 수 있을까 열심히 생각해 보았다.

“길 건너 수수밭으로 갈까? 아냐 거기는 가끔 솔개가 나타나지.” 개는 수수밭을 지나며 다른 곳을 생각해 보았다. “그래 개울 건너 소나무 아래로 가자. 거기는 아무도 오지 않는 곳이니까.” 개는 고기를 입에 문채 개울가로 나갔다.

막 개울을 건너려는데 물 속에서 개 한마리가 고기를 입에 물고 있는게 보였다. “아니, 저게 나보다 더 큰 고기를 물고 있잖아.”개는 욕심이 동했다. “저 놈을 빼앗아 먹자. 왕!”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개는 간곳이 없고 물고 있던 고기 마져 물에 떠내려 가버렸다.

<과욕을 부리다가 가진 것 마져 빼앗기는 어리석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 욕심에 눈이 어두워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게 되면 바로 이렇게 상식이하의 어리석은 짓을 벌인다. 우둔한 자가 욕심이 과하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속편) 개는 입에 물었던 고기마져 빼앗기자 울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었다. “내 이놈을 기어코 찾아 내서 그냥...”개는 사방을 둘러 보았으나 행방이 묘연했다. 다음 순간 물 속을 보니 그 개가 보였다. “네 이놈, 거기 있었구나!”

그런데 물속의 개 입에는 고기가 없는 것이었다. “이놈! 내 고기까지 먹어치웠단 말이야!” 그러자 그 개도 같이 소리를 치는 것이 아닌가? 개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 개가 물속의 그림자와 입씨름을 하고 있는데 마침 이 옆을 지나가던 여우가 이꼴을 보았다.

“하하, 제 그림자랑 싸우는 놈은 또 처음 보겠네.” 여우는 개에게 그림자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그림자라니 말도 안돼. 그럼 고기는 어데 갔는데?” “고기는 물에 떠내려 갔지.” “물에 떠내려 갔다면 물 속에 있어야 하잖아?” 개는 물속을 살피며 말했다.

“아무리 찾아도 고기는 없지않아? 이제 보니 우리가 싸우는 동안 네가 훔쳐 먹었지? 아니라면 참견하는 이유가 뭐지?” 여우는 어이가 없어서 웃고 말았다. 5년이 지나도 개는 여우만 보면 말했다. “내 고기를 훔쳐 먹고 그림자 핑게로 속이려 했던 놈!”

<어리석은 병은 평생 고치지 못한다고 했던가?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자신은 세상 모든 이치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잣대로 세상을 재니 자신 외에는 진리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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